김난도
교수, 트렌드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에서 소비행태 이론을 가르치고, 같은 대학 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이끌며 소비트렌드를 연구하고 있다. 유통·전자·화장품·식품·가구·패션·자동차·금융·통신·공간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을 컨설팅하며, 이론과 실무의 시너지를 도모해왔다.
12년째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매년 집필하며 언택트·뉴트로·세포마켓·필환경·가심비·편리미엄·1코노미 등의 트렌드 신조어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외에도 『2020 Consumer Trend Insights』(『트렌드 코리아 2020』 영문판), 『트렌드 로드: 뉴욕 임파서블』, 『트렌드 차이나』(공저), 『럭셔리 코리아』 등의 소비·트렌드 관련 경제경영서와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김난도의 내:일』, 『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등의 에세이를 출간했다.
5서문
2020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Me and My selves 멀티 페르소나
현대인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진다. 다양한 상황과 SNS 매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을 그때그때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다층적으로 형성되는 자아를 복수의 가면이라는 의미에서 '멀티 페르소나'라고 부를 수 있다. 멀티 페르소나 개념은 "트렌드 코리아 2020"의 다른 키워드뿐만 아니라 양면적 소비 형태, 취향 정체성의 추구, 젠더프리 트렌드, 디지털 허언증의 확산 등 매우 다양한 소비트렌드의 동인을 파악할 수 있는 만능키다. 이제 고객에 대한 명확한 페르소나를 맥락에 맞춰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성이 커졌다.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마지막 순간의 경험이 중요해졌다.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라스트핏 이코노미'라고 명명한다. 라스트핏은 ①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러움을 해소해주는 '배송의 라스트핏', ② 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동의 라스트핏', ③ 구매나 경험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 여정의 라스틀핏'으로 나눌 수 있다. 기존의 제품 중심의 동어반복적인 모방과 차별화 경쟁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객과 접촉하는 내밀한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그 마지막 순간을 잡는 자가 시장을 잡을 것이다.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진다. 직장에서는 아무리 막내라도 자신의 기여는 합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가사 노동은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야 하고, 학생들은 조별 과제보다 개인 과제, 주관식보다 객관식 시험을 선호한다. 구매를 할 때도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의 올바른 '선한 영향력'을 중시한다. 개인성이 화두인 사회에서 자란 젊은 세대는 다양한 매체와 소비를 통해 공평성·선함·효능감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공정성을 추구하는 세대가 일어서고 있다. 조직 관리와 CSR 활동에 커다란 방향 전환이 시급해졌다.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단지 음악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뀐다. 스트리밍이란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이나 영상을 물 흐르듯 재생하는 기술로, 굳이 내려받아 소유하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현대인의 삶은 스트리밍하듯 가볍게 옮겨 다니며 경험·공간·상품·선택권을 초단기로 이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욕망은 부풀었는데 충족할 자원은 부족한 젊은이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은 소유보다 경험에 집중하는 유목민적인 라이프스타일이다. 이러한 경험채집자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려면, 더 많은 고객이 아니라 더 세분화된 고객에게 집중하고, 고객의 '구매 여정'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식·5G 등등 눈부시게 발전하는 최첨단 기술이 지향하는 종착지는 어디일까? 결국 "나에게, 그것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맞춰달라"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한다. 초개인화 기술은 개개인의 개별 상황까지 세분화해 적절한 순간에 그가 가장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패턴을 통해 미리 파악해 선재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장은 0.1명 단위로 세분화된다.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주어진 대안 중에서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내가 직접 투자와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을, 브랜드를, 스타를 키워내고 싶다. 상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들,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구매도 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소비자들을 일컬어 "팬슈머 fansumer" 라고 명명한다. 크라우드 펀딩, 서포터 활동,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대한 지지와 비판 등, 팬슈머가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갈수록 넒어지고 있다. 이제 '고객과 함께' 로는 부족하다.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팬슈머의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성적인 지지와 참여에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Mark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특화해야 살아남는다. 누가나에게 보편적으로 괜찮은 것보다. 선택된 소수의 확실한 만족이 더 중요해졌다. 온라인 유통의 발달로 롱테일 경제가 활성화하고 과당 경쟁으로 제품 간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진 가운데, 소비자의 니즈가 극도로 개인화하면서 표준화된 대중 mass 시장적 접근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차별화의 포인트 정도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 핀셋처럼 고객 특성을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고객 니즈를 찾아내며, 캠퍼스처럼 상권을 구분하고, 낚시대처럼 자사의 역량에 집중하라. 이제 니치 niche 한 것이 리치 rich 한 것이 된다.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오팔세대'라고 불리는 새로운 소비층이 부각되고 있다. 오팔 OPAL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며, 동시에 '58년생 개띠'의 '오팔'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색깔이 모든 보석의 색을 담고 있는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5060 신중년 소비자들은 다시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 생활을 즐기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매하면서 관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과 신기술을 젊은이들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오팔세대는 정체된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한 것이다. 구매의 기준이 가성비에서 프리미엄함으로 이행하고 있는 가운데,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현대인의 노력과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새로운 프리미엄의 기준이 되고 있다. 경험을 중시하지만 늘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은 이제 사소한 일을 부탁할 공동체와의 유대마저 약해졌다. 한편, 일자리는 부족해지는 가운데 수시로 노동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가교형 노동자'들은 늘고 있다. 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앱 경제가 발달하면서, 편리미엄은 갈수록 필연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최악의 불경기라고 하지만 고객의 사소한 불편함에 기회는 존재한다.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네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라!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개발형 인간, '업글인간' 이 나타났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다. 업글인간 트렌드는 주 52시간제 등 제도뿐만 아니라,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인생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진 결과다. 삶의 질적 변화를 원하는 업글인간의 등장으로 경험경제가 변화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행복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재미와 의미 사이의 균형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10대 트렌드 상품의 소비가치
최종 선정된 2019년도 10대 트렌드 상품 리스트를 종합해보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몇 가지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소비자가 상품 및 서비스를 평가하는 기준이 변하고 있다. 둘째,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을 구매로 실천하는 소비자들의 행보가 관찰되었다. 셋째, 일상에서 작은 재미를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마지막으로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증가했다.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19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10대 트렌드 상품의 의미
괴식및 이색식품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소비자들이 괴식 및 이색식품에 열광하는 이유로는 먼저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들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자극적인 맛이다.
대형 SUV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대형 SUV 시장을 견인하는 세대는 40대다. 팰리세이드를 구매한 전체 고객 중 85.2%가 남성이었으며, 남성 고객 중 40대의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6.9%로 뒤를 이었다.
배송 서비스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배송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온라인을 통해 신선식품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에어프라이어와 삼신가전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에어프라이어와 삼신가전에는 공통점이 있다. 가사 노동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연관이 깊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미디어가 TV를 대체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의 사용 시간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재출시 상품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재출시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전 세대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오래된 패키지 디자인, 학창시절에 유행했던 패션,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 등은 그때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지역 기반 플랫폼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우선 지역을 기반으로 한 거래에는 신뢰가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플랫폼이 아니라 동네에서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이 거래의 상대가 되기 때문에 무례하게 행동하기 어렵다.
친환경 아이템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친환경 아이템이 성장하는 배경으로 무엇보다 필환경 트렌드르 꼽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한달 살기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한달 살기는 행복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의 확산과 맥을 같이한다. 승진이나 성공 같은 거창한 목표보다 나 자신을 탐구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이다. 물질적인 소유보다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둔다.
호캉스
배경 트렌드 및 향후 전망
호캉스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유연해진 근무 제도의 영향이 크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주말을 이용해 틈새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또한 많은 회사들이 유연근무제, 출퇴근 시간 자율화를 채택했고 재택근무를 확대 허용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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