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슈
철학과 예술에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는 일본 최고의 전략 컨설턴트이다. 게이오대학교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미술사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를 시작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과 A.T.커니를 거쳐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인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임원)를 역임하며 조직 전략, 기업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독립 컨설팅펌 라이프니츠 랩(Leibnitz Lab)의 대표이자 히토쓰바시대학원 경영관리연구과 겸임교수, 작가, 강연 연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고교 시절 주로 미술관이나 영화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오랜 관심을 바탕으로, 경영 컨설턴트로서 일하는 동안에도 인재 양성과 조직 혁신에서 ‘비즈니스와 미의식’, ‘직감과 지적 성과’ 등이 어떻게 결합되어 시너지를 내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해왔다. 지은 책으로 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비롯하여,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등이 있다.
『뉴타입의 시대』는 저자 야마구치 슈가 오랜 기간 천착해온 주제인 미의식, 지적 성과, 무기로서의 철학을 잇는 메인 테마로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론’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2019년 가을 출간과 동시에 기노쿠니야?오리콘 베스트셀러, 40주 연속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물론, 2019 HR어워드 수상, 1만 명의 비즈니스 리더가 뽑은 2019 올해의 책 1위(제31회 <탑포인트>지 선정 하반기 대상) 등에 올랐다.
지금 '독학'이 필요한 네 가지 이유
첫째,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급속히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
둘째, 지금의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는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셋째, 노동 기간은 길어지고 기업의 전성기는 짧아진다.
넷째,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함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제0장_지적 생산을 최대화하는 독학의 메커니즘
독학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네 개의 모듈
독학 시스템의 네 개의 모듈
독학의 시스템 ① 전략: 무기를 모으기 위해 공부한다
독학의 시스템 ② 인풋: 광범위한 소스로부터 오감으로 행하는 지적 생산
독학의 시스템 ③ 추상화 및 구조화: 통찰로 이어지는 질문과 조합
독학의 시스템 ④ 축적: 효율적으로 지식을 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제1장_전략: 한정된 시간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무기를 모으는 법
독학의 전략이란
독학의 전략이란 한마디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라는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무엇을 배우지 않을지" 를 결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학으로 어떤 영역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과 견해를 얻으려면 반드시 어느 정도 이상의 공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뇌과학에 대해 식견을 얻고 싶다면, 최소 다섯 권 정도의 입문서와 다섯 권 정도의 전문서는 읽어낼 필요가 있다. 어떤 영역이든 그 영역을 독학으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열권 정도의 인풋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독학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평균 한 시간이라고 한다면, 일주일에 한 권, 연간 50권 정도의 인풋이 최선일 것이다. 독학의 전략을 생각한다는 것은 말하자면 '1년간 읽을 수 있는 최대치인 책 50권ㅇ르 어디에 배분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는 말과 같다.
테마와 장르의 크로스오버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테마'에 맞는 바향성을 찾는 거싱다. 테마는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논점이다. 예를 들어 "혁신이 일어나는 조직은 어떤 조직일까?" "기독교는 고뇌하는 직장인을 구원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것들이다.
반면 장르란 심리학이나 역사, 문학 등 콘텐츠의 분류 항목을 말한다.
원래 주어진 정보는 '역사'라는 장르로 묶이는 정보지만, 얻을 수 있는 통찰은 '경영' 장르, 구체적으로는 '조직론'이나 '리더십' 장르에 대한 것이다. 원래 속한 장르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의 장르가 '점프를 한 것이다.
조직에서 권력 구조의 양상에 대해서는 여러 장르의 인풋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등의 책이나 프랜시스 코폴라의 영화 <대부>, 원숭이학 등의 영장류 연구는 각각 “권력은 어떻게 발생하여 유지되고, 결국 붕괴하는가?”라는 논점에 대해 여러 가지 깨달음을 준다.
이런 배움을 장르로 정리하면 각각 역사문학, 정치철학, 영화, 동물행동학이라는 분야로 나뉘므로, 서점에서 ‘조직’이라는 서가에 꽂혀 있을 리가 없다. 즉, ‘테마’와 ‘장르’를 일대일 대응으로 설정해버리면 시사와 통찰을 얻기 위한 조합의 가능성이 매우 줄어든다는 뜻이다.
독학의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한마디로 독학의 커리큘럼을 짠다는 것이다. 만약 장르에 따라 커리큘럼을 정한다면, 서점의 점원이 자기 커리큘럼의 틀을 정해준다는 것과 같다.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듀스라는 곱셈
장르 선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우선 자신이 공부해야 하는 장르에 대해 두 가지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생각해보자. 한 가지 장르에서 매우 뛰어나게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크로스오버를 하면 독특한 포지션을 만들기 쉽다. 이것이 첫 번째 포인트다. 그리고 두 번째 포인트는 이들 장르를 고를 때 반드시 자신의 본성과 흥미를 주축으로 해야지, 다른 사람이 가진 것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축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독학의 전략을 세우면 안테나의 감도가 올라간다
지식은 정리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물론 인간의 작업기억 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풋한 정보를 모두 머릿속에 기억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과거의 인풋 중에서 ‘바로 그 정보’를 정확하게 꺼내 오기 위해서는 테마에 맞게 축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인풋과 축적 모두 독학의 전략이 얼마나 명확한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제2장_인풋: 쓰레기를 삼키지 않으면서
인풋의 네 가지 목적
독서에는 크게 다음의 네 가지 목적이 있다.
① 단기적으로 일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한 인풋: 경제경영서
② 자신의 전문 영역을 심화시키기 위한 인풋: 경제경영서+교양서
③ 교양을 넓히기 위한 인풋: 교양서
④ 오락을 위한 인풋: 모든 책
독서의 접근 방법은 지금 읽고자 하는 책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무엇을 인풋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인풋은 단기적 시각으로 족하다
크럼볼츠는 이 연구에서 커리어의 80퍼센트는 본인도 예상할 수 없었던 우발적인 사건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을 밝혔다. 뒤집어 말하자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직하게 노력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커리어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대상을 한정해버리면 우연히 만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커리어의 전환점을 불러올 기회를 멀어지게 만든다는 경고이다.
크럼볼츠의 연구를 보면, 성공한 사람은 다양한 만남이나 우연을 긍정적으로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독서법에 적용해 생각해보면, 장래의 목표를 설정해 그 목표에서부터 거슬러 내려와 읽어야 하는 책을 결정해 거기에 집중하는 것은 효과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위험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크럼볼츠는 장기적으로 목표를 정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한 방향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이 지적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세상의 변화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듀크 대학의 캐시 데이비슨은 “2011년도 미국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65퍼센트는 대학을 졸업할 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의 근무 방식은 크게 변화해왔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는 소셜미디어라는 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기업이 혁신을 실현할 때마다 업무 환경은 변화하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며 기존의 전문직은 점점 자리를 바꾸고 있다.
정리해보면, 장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읽어야 하는 책을 선별할 필요는 없다. ‘지금, 여기’에서 바로 도움이 되거나 아니면 재미있든가 하는, 그 순간에 맞는 선호가 훨씬 중요하다.
목적 없는 공부야말로 나중에 빛이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공부에 대해서 언젠가 필요해지면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요해질 때라는 것은 이미 ‘무대에 섰을 때’라는 뜻이다. 그 상황에서 공부를 한다면 벼락치기나 수박 겉핥기 식의 인풋이 될 수밖에 없다. 자기만의 독특한 관점이나 다른 장르에 대한 식견을 조합한 독자적인 솔루션 같은 것은 내놓기 어렵다.
인생에서 대량의 인풋이 가능한 시기는 다른 사람에게 아웃풋을 요구받지 않는 시기, 인풋을 하기 위한 기회비용이 적은 시기이다. 그리고 아웃풋을 요구받을 때 그 사람만의 독특한 지적 아웃풋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시기의 인풋으로 축적한 것에 달려 있다. 젊을 때 목적 없이 마구잡이로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지적 생산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너무 마음에 맞는 인풋은 조심한다
아무리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라도 비슷한 의견이나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지적 생산의 퀄리티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지적 축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긍정과 부정이 더 높은 차원에서는 같은 것이라고 지적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강한 긍정(=애정)은 강한 부정(=증오)과 종이 한 장 차이이고, 양쪽 모두 심리학적으로 전이가 발생하는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상태의 반대는 무관심, 즉 전이의 해제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강한 반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때 그 정보는 사실 우리 안의 무엇인가와 공명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할 때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 미워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내면에 없는 것이라면 우리를 흥분시키지 않을 테니까.”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
깊이와 넓이는 서로 대립한다. 깊고 넓게 읽는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다. 넓게 읽으면 반드시 얕아지고, 깊게 읽으면 반드시 좁아진다. 그리고 그 사람의 지적 생산의 바탕이 되는 축적은 얄팍한 독서에서는 얻을 수 없다. 깊이 있는 책을 그야말로 저자와 맞붙을 듯한 기세로 읽음으로써 그 독서 체험이 결정화되어 지적 축적에 공헌하는 것이다.
그런 독서법을 반복하면서 어느 정도 고전이나 명저에 정통해지면 ‘쓰레기’에 대해 눈이 뜨이게 될 것이다. 표지만 보고 혹은 쓱 훑어만 봐도 ‘아, 이건 쓰레기야’라고 바로 판별할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쓰레기를 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쓰레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고전을 읽는다
나는 많은 책들에서 수없이 그런 체험을 했다. 학창 시절에 그렇게나 어렵게 다가왔던 사르트르나 라캉이 중년이 되어 다시 읽으면 신기하게도 쏙쏙 이해가 되는 것은 왜일까? 아무리 노력해도 다 읽히지 않던 조직행동론이나 심리학책을 지금 이렇게 재미있다고 느끼면서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리가 좋아져서가 아니다.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놓인 문맥이 예전과는 달라져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내 문맥에 맞는 인풋을 해야 한다.
관련 분야를 확실히 하고 읽는다
독서의 속도는 누적된 독서량에 좌우된다. 하지만 그저 넘겨 읽는 데만 그친다면 책들 사이에 형성된 네트워크는 임계밀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직소 퍼즐의 전체 그림은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책과 책 사이의 관계를 메타포와 메토니미의 구조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 관계성의 끈으로 책들을 서로 묶어나가면서 퍼즐 조각을 채워나간다면 그림이 빨리 떠오를 것이다.
교양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교양을 익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단순히 콤플렉스를 가리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안이하게 교양주의로 도피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더욱 하찮은 것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티브 잡스의 명언 “진짜 아티스트는 상품을 내놓는다”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에 관해 연설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품으로 세상에 충격을 줘보라고 도발하는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진정한 교양인은 풍부한 인생을 영위한다”라는 것이지 않을까?
정보는 양보다 밀도
무조건적인 인풋의 증가보다는 장래의 지적 생산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인풋의 순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양보다 밀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때문에 ‘테마’를 설정하고 그 테마에 따라 인풋을 정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효율적인 독학의 미디어
사람이 독학의 미디어로서 효율적인 이유는 사람이 가진 고도의 필터링 능력과 문맥 이해력 때문이다. 책을 한 권 통째로 읽는 것보다는 그 책을 깊이 이해한 사람에게 지금 자신에게 중요한 부분만 가르침을 받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학습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견이 있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으로부터 가르침과 지식, 견문을 얻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라는 것이다. 식견이 있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가르침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질문 없는 곳에 배움은 없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하여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인풋을 하면,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율과 정착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축적도 충실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질문을 가질 수 있을까? 우선은 일상생활 중에서 느끼는 소박한 의문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내 경우는 항상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응?’ 하고 의문이 생긴 것들을 적어두고 있다. 이 ‘응?’은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회사에 갈 때도, 여행을 갈 때도, 술자리에 갈 때도 반드시 이 수첩을 가지고 가려 한다. 혹시 잊어버리면 매우 불안해진다.
인풋: 런던 올림픽 개회식에서 메리 홉킨스가 나오는 장면
추상화 ① 영국은 양질의 판타지를 잇달아 내놓는 나라다.
추상화 ② 판타지에 의해 리얼리티와 균형 관계가 성립된다.
추상화 ③ 뭔가 극단적인 것이 있는 경우, 그 배후에는 정반대의 극단적인 것이 있다.
구조화 ① 예를 들면 중국에서 공자의 사상과 그 정반대인 한비자 사상의 양립
제3장_추상화 및 구조화: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바꾸는 법
지식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한 추상화와 구조화
사소한 요소는 버리고 본질적인 메커니즘만 추출하는 것, 이것이 추상화다.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예를 이용해 추상화해보자.
사실
르네상스 시대에 탄생한 걸작들 중 다수는 행정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 후원한 사례가 많다.
추상화
역사에 남아 있는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데는, 합의보다도 심미안을 가진 사람 개인에 의한 의사결정이 필요?
사실
개미집에는 일정한 비율로 놀고 있는 개미가 없으면, 긴급 사태에 대응할 수 없어서 전멸할 리스크가 높아진다.
추상화
평상시의 업무량에 맞춰 처리 능력을 최적화해버리면 큰 환경 변화가 일어났을 때 대응할 수 없어서 조직은 멸망해버린다?
사실
폴리네시아와 멜라네시아에서는 부족 사이의 증여가 의무로 되어 있어서 부족 사이의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추상화
근대 화폐경제의 기반이 되는 등가 교환 외에 교환을 장려하는 좀 더 자연적인 방법, 그러니까 증여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추상화가 중요한 이유는 개별성을 낮추기 때문이다. 추상화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적용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르네상스 시절에 관찰된 사실은 16세기의 피렌체라는 고유한 시대와 장소를 전제로 한 지식이다. 그 당시, 그 장소에서는 그랬다는 것이다. 이것을 추상화하는 것은 어느 장소, 어느 시대에도 성립되는 명제, 즉 수학에서 말하는 ‘공리’로 바꾸는 작업이다.
추상화의 사고 프로세스
독학으로 얻은 지식을 이 같은 ‘지적 전투력의 향상’에 연결 지을 수 있는지 여부는 그 지식에서 어떤 국면에서의 의사결정에 관해 의미 있는 시사와 통찰을 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물론 우리가 마주치는 모든 문제에는 고유한 문맥이 있다. 동시에 우리가 독학으로 얻은 지식 역시 나름의 고유한 문맥에서 성립한다. 그러나 고유한 문맥 속에서 전제된 지식을 그 문맥에만 적용하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배운 지식을 추상화하여, 그 지식을 문맥에서 떼어내더라도 반드시 성립하는 ‘공리계’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 분야만 아는 바보 vs. 르네상스인
‘추상화’를 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한 요령도 있다. 바로 반복해서 경험을 쌓는 것이다. 앞에서 독학으로 배운 지식을 축적하는 방법을 설명한 바 있다. 이런 축적을 할 때는 항상 ‘배운 지식’과 ‘추상화로 얻은 가설’을 함께 축적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다음 질문을 머릿속에 새겨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① 얻은 지식은 무엇인가?
② 그 지식의 무엇이 흥미로운가?
③ 그 지식을 다른 분야에 적용한다면, 어떤 시사와 통찰이 있는가?
이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개별적인 정보를 접함과 동시에 그것을 추상화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된다. 그러니 꾸준히 반복해서 경험을 쌓아보라.
제4장_축적: 창조성을 높이는 지적 생산 시스템
수족관에서 정보라는 물고기를 산 채로 헤엄치게 한다
인풋된 정보는 세계라고 하는 바다로 돌려보내도, 머릿속이라는 냉장고에 가둬두어도 좋지 않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방법이 바로 ‘수족관’을 만들어 거기에 정보라는 물고기를 풀어두는 것이다.
지금은 세상이라는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즉 정보에 비교적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세계에서 일부러 용량이 작은 자기 집의 냉장고, 즉 머릿속에 물고기를 가둬두는 것은 요리의 레퍼토리를 좁게 만들 뿐이다.
지적 축적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중요한 것은 ‘상식을 의심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의심해야 할 상식’을 가려내는 선구안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구안을 부여해주는 것이 바로 풍부한 지적 축적이다.
눈앞의 세계를 ‘원래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포기하지 말고 상대화해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떠오른 ‘보편성의 부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의심해야 할 상식이 있을 것이다. 이때 풍부한 지적 축적은 그것을 비춰주는 렌즈로써 작용할 것이다.
아이디어의 질은 아이디어의 양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에 대해 개인차를 고찰해보면,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2017년 현재 100미터 달리기의 세계 기록은 9.58초다. 반면 일본의 남자 고등학생 평균 기록은 14초 전후이기 때문에 그 차는 아무리 해봤자 1.5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마라톤 세계 기록은 2시간 이상이지만, 그 2배인 4시간이라는 시간은 아마추어에게는 표준적인 기록이고, 도움닫기 높이뛰기의 2.45미터라는 높이도 그 반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신체 능력은 세계 톱클래스의 운동선수와 일반인과의 사이에 기껏해야 1.5~2배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에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힘은 축적의 양에 따라 간단하게 100배, 1000배라는 차이가 나버리게 된다. 육체적인 능력이 아무리 단련해도 기껏해야 일반인의 2배 정도의 능력까지밖에 올라가지 않는 것에 비해, 창조성이라는 것은 단련하면 100배, 1000배라는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밑줄 긋기, 수족관 만들기의 시작
책을 읽은 후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밑줄을 친다. 책을 더럽히는 것이 싫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밑줄을 치지 않으면 절대로 수족관을 만들 수 없다. 밑줄을 긋고, 이른바 책을 ‘지저분하게 읽는’ 것은 수족관을 만드는 최초의 단계다.
밑줄은 사실, 시사, 행동으로 이끈다
① 나중에 참조하게 될 것 같은 흥미로운 ‘사실’
② 흥미로운 사실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과 ‘시사’
③ 통찰과 시사에서 얻을 수 있는 ‘행동’의 지침
여기에서 핵심은 자신이 좋다고 생각한 정보, 공감하거나 납득할 수 있는 정보뿐만 아니라 공감할 수 없는 정보,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정보에도 밑줄을 긋는 것이다. 왜일까? 공감할 수 없고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그 정보가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비춰주는 반사경이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책을 노트라고 생각해본다
아홉 군데를 골라 옮겨 적기를 한다
노력을 최소화하여 옮겨 적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그래서 옮겨 적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골라내는 평가가 중요하며, 상한선을 아홉 군데로 정한 것이다. 그러려면 밑줄 친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이미 밑줄을 긋기만 하고 책장으로 돌려보내버리는 것보다 머릿속에 정보가 정착할 확률이 높아진다.
고민되면 밑줄을 긋는다
초독: 맘에 드는 부분에 우선 밑줄을 긋는다.
재독: 밑줄을 중심으로 읽어서, 역시 재미있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메모를 붙인다.
삼독: 메모를 붙인 부분을 읽고 나중에 참조할 것 같은 부분을 뽑아내서 옮겨 적는다.
옮겨 적는 미디어는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어디에서든 정밀하게 검색할 수 있다는 조건은 꼭 충족시켜야 한다.
옮겨 적을 때는 비즈니스 및 실생활에 대한 시사점을 써둔다
우선은 재미있다고 생각한 부분을 옮겨 적는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도 함께 써둔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재미있었던 ‘사실’
↓
② 비즈니스와 실생활에 대한 ‘시사’
↓
③ 구체적인 ‘행동’의 가설
태그를 붙임으로써 뜻밖의 조합을 낳는다
지적 전투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
1단계: 과거에 배운 지식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
2단계: 과거에 배운 지식을 조합해 자신만의 개념을 구축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지적 축적의 구축은 1단계에 공헌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2단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태그 붙이기’다. 전혀 다른 정보 소스에서 인풋된 정보가 ‘혁신’이라는 같은 태그를 붙임으로써 서로 나란히 서게 된다.
예를 들어 미술사학자인 이시나베 마스미의 《피렌체의 세기》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혁신기업의 딜레마》에서 발췌한 것을 나란히 배열해보는 것으로 생겨나는 통찰이 있다. 처음부터 어떤 의도를 가지고 르네상스 시대 미술사와 경영학의 조직론에 관한 정보를 나란히 배열하는 것은 좀처럼 하기 힘든 일이다. 여기에서 열쇠가 되는 것이 ‘적당한 무작위성’이다.
변화가 빠른 시대를 살아가는 데에는 ‘언런’이 필요하다
‘언런’이란 ‘런learn’의 반대말이다. 억지로 번역한다면 ‘반反학습’이라고 해야 할까? 즉, 한 번 배운 것을 깨끗하게 지워버린다는 의미이다.
왜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 애써 배운 것을 깨끗하게 지워야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환경의 변화가 매우 빨라졌기 때문이다. 10년 전에는 유효했던 콘셉트나 프레임워크가 점점 시대에 뒤처지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콘셉트나 프레임워크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5장_왜 교양이 ‘지식의 무기’가 되는가?
교양을 배워야 하는 이유
① 역사
② 경제학
③ 철학
④ 경영학
⑤ 심리학
⑥ 음악
⑦ 뇌과학
⑧ 문학
⑨ 시
⑩ 종교
⑪ 자연과학
이들 장르 각각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교양’이라는 영역으로 묶이는 장르를 배우는 것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현대를 야무지게 살아가려면 교양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비즈니스맨에게 교양을 배우는 것은 아마 인생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투자가 될 것이다.
교양을 배우는 의미 ① 혁신을 일으키는 무기가 된다
혁신이라는 것은 항상 “그때까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지 않게 된다”라는 측면을 포함한다. 즉, 혁신에는 ‘당연함’을 의심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교양을 배우는 의미 ② 커리어를 지키는 무기가 된다
리먼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투자은행 직원의 사례는 한 가지 예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축제가 갑자기 끝을 고하는 경우는 자주 있는 일이었다. 세상이라는 것은 변덕스럽게 사람을 배신하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심한 고통 속에서도 세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이른바 ‘지적인 바탕’을 길러야 한다. 세계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커리어나 행동할 기회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상황에 대해 일단은 부분적으로 적응하면서도 그것을 끊임없이 상대화하면서 변혁의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지적인 바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은 교양을 배우는 것밖에 없다.
교양을 배우는 의미 ③ 커뮤니케이션의 무기가 된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서 《리어왕》을 모르는 것은, 일본에서 일하면서 《추신구라》의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다. 특히 서구의 엘리트들은 성서와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도스토옙스키 등의 세계 문학을 읽은 것을 전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것으로, 그들로서는 이 프로토콜이 공유되지 않으면 동료로 인정하지 않는다.
교양을 배우는 의미 ④ 영역을 아우르는 무기가 된다
영역을 넘어서는 것은 리더로서 필수적인 요건이다. 한 영역의 전문가로서 계속 일하는 것만으로 리더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리더로서의 그릇을 키운다는 것은 말 그대로 ‘비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다. 기업의 관리직 중 가장 ‘전문 분야 밖의 영역’에 책임을 져야만 하는 포지션이 ‘사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출세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점점 ‘비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리더의 업무는 각기 다른 전문 영역 사이를 오가며 그 영역 안에서 소라게처럼 갇혀 있는 각 영역의 전문가들을 공통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나는 그쪽은 전문이 아니라서요”라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를 느껴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전문 영역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지 않는, 얼핏 당연하게 느껴지는 몸사림이 세계 전체의 진보를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양을 배우는 의미 ⑤ 세계를 바꾸는 무기가 된다
누구라도 무기를 살 때는 튼튼하고 오래 가는 것을 사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양이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다지 친숙해질 기회가 없었던 사람이라도 앞으로는 부디 적극적으로 교양과 친해져 모순으로 가득한 세계를 바꾸기 위한 무기를 손에 넣길 바란다.
1. 역사: 인류의 나선형 발전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익힌다
역사는 발전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다
첫 번째는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옛날에는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서당이라는 한곳에 모여 각자 공부를 하면서 교사는 그것을 지원하는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는 다소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역사적으로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이 훨씬 더 오래 이어졌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변화되어갈까? 나는 아마도 예전의 서당과 같은 형태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세계 제일의 학력을 자랑하는 핀란드 의무교육의 구조는 이미 이러한 ‘서당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전의 서당식 교육 시스템은 아무래도 효율성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은 각 개인에 맞추는 세심함과 전체로서의 효율을 양립시키려는 의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역사를 알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핵심이 된다. 역사가 변증법적으로 ‘발전적 원점 회귀’를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고 한다면, 역사를 모른다면 어떤 ‘원점’으로 회귀해야 할지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나선형으로 ‘발전적 원점 회귀’를 반복하면서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어떤 ‘원점’이 부활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역사를 배우는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역사 추천 도서
<사피엔스 Sapiens> 유발 하라리
<역사란 무엇인가? What is History?> E. H. 카
<중세의 가을> 요한 하위징아
<지중해> 페르낭 브로델
<히스토리카 세계사> J.M. 로버츠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2. 경제학: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시장의 원리를 깨친다
시장이 비즈니스라고 하는 게임의 룰을 규정하고 있다
첫째, 경제학이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경제'나 '시장'이 비즈니스라는 게임의 기본 룰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을 배운는 것의 두 번째 의미는 '가치'라는 개념의 본질에 대해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 추천 도서
<거시경제학> 그래고리 맨큐
<경제의 책> 니알 키시타이니
<공산당선언> 카를 마르크스, 그리드리히 엥겔스
<맨큐의 경제학> 그래고리 맨큐
<빈곤과 기근> 아마르티아 센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 베버
3. 철학: 지금의 룰에 의문을 품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힘을 단련한다
철학에는 반드시 큰 '부정'이 포함되어 있다
철학은 ‘의심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사를 살펴보면 철학자들이 마주해온 물음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밖에 없다.
①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②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철학의 제언에는 반드시 큰 ‘부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물리 법칙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 큰 ‘긍정’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큰 ‘부정’이 있어야 한다. 즉, 세상에서 주류가 된 사고방식과 가치관이라도 ‘정말로 그런 것일까? 다르게 생각할 수는 없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철학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태도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이 ‘정말로 그런 것일까?’라는 비판적 의심의 발단이 되는 미묘한 위화감을 감지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오늘날 세상에는 명상을 중심으로 하는 마음 다스리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마음 다스리기와 철학은 별로 접점이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자기 안에서 솟아오르는 미묘한 위화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점에서 양자는 공통의 뿌리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철학 추천 도서
<마음을 쏘다, 활> 오이겐 헤리겔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철학의 책> 윌 버킹엄
4. 경영학: 사고 과정을 간접 체험하며 비즈니스의 공통 언어를 배운다
고전에서 '생각하는 비법'을 감각으로 배워나간다
닥치는 대로 신간이나 화제의 경영서를 읽는 사람이 있지만, 그런 시간에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을 한 번 더 읽는 것이 좋다. 한 번의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명저나 고전이라고 하는 책일수록 여러 번 읽으면 다양한 각도에서의 배움이 가능하다.
경영학 추천 도서
<개혁의 확산> 에버렛 M. 로저스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 마이클 포터
<마케팅 관리론> 필립 코틀러, 케빈 레인 켈러
<재무관리의 이해> 리처드 A. 브릴리
<전략경쟁과 경쟁우위> 윌리엄 헤스털리, 제이 B. 바니
<전략 경제학> 데이비드 베상코외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 제프리 A. 무어
<핵심 조직행동론> 스티븐 P. 로빈스, 티모시 A. 저지
<혁신기업의 딜레마>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5. 심리학: 인간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불합리성’을 깨친다
인간이로고 하는 시스템은 전혀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심리학이라는 학문은 필요 없을 것이다.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최대화만이 목적이라면 효용함수를 쓸 수만 있으면 행동은 완전히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합리적이지 않은, 아니 손해가 확실한 일도 해버리는 것이 인간이다. 이런 불가사의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심리학인 것이다.
심리학 추천 도서
<마틴 셀리그만의 플로리시> 마틴 셀리그만
<몰입>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심리의 책> 캐서린 콜린
<심리학과 삶의 핵심> 필립 짐바르도
6. 음악: 전체 구상의 잘잘못을 직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
좋은 전략은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음악처럼 조화를 이룬다
장기간에 걸친 음악 훈련이 뇌에 무엇인가 변화를 불러오고, 그 변화가 지적 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이 점에 대해 이전에 오마에 겐이치가 한 조언이 지금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 오마에 겐이치는 나에게 “좋은 전략, 좋은 사업 계획이라는 것은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음악처럼 조화를 이룬다네. 요소와 부분으로 분해해서 좋고 나쁨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야. 전체 구상으로서의 조화,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라고 말했다.
이것은 예를 들어 교향곡을 듣고 직감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마찬가지로 사업 계획을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구상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감수성’은 음악을 통하지 않고는 단련할 수가 없다.
음악 추천 도서
<마일스 데이비스> 마일스 데이비스
7. 뇌과학: 인간이 자주 일으키는 오류를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한다
인간의 '불합리함'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뇌과학을 배우는 이유는 한마디로 ‘인간을 알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을 배우는 이유와 기본적으로 같다. 즉, 뇌과학을 배우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함이다.
인간이라는 시스템은 종종 에러를 일으켜 불합리한 연산을 하지만, 그 ‘에러가 나오는 형태’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심리학이나 뇌과학을 배운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시스템이 종종 일으키는 에러에 대해 그 패턴을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적 전투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와 ‘지금부터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확률이 높은 대답을 얻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경우에 어떻게 합리적 혹은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가’를 연구하는 뇌과학이 지적 전투력에 기여하는 이유이다.
뇌과학 추천 도서
<EQ 감성지능> 대니얼 골먼
<내 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엘리에셀 J. 스턴버그
<뇌로부터의 자유> 마이클 가자니가
<데카르트의 오류> 안토니오 다마지오
<똑똑한 뇌 사용설명서> 샌드라 아모트
<즐거운 뇌, 우울한 뇌> 일레인 폭스
8. 문학: ‘성의 있는 거짓말’로 인간성을 깊이 이해한다
그 지역의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아 있는 인간'을 떠올린다
문학을 배우는 의미에 대해 나는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보다 좋은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19세기 후반의 파리나 20세기 중반 아프리카의 생활, 사회, 문화를 감각적으로 이해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당시의 통계 수치나 사회, 문화에 관한 보고서를 읽어도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은 추상적인 정보뿐이라 거기에서 ‘살아 있는 인간’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문학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문학 추천 도서
<1984> 조지 오웰
<길 위에서> 잭 케루악
<변신> 프란츠 카프카
<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죄와 벌> 표도르 M. 도스토예프스키
<천국은 다른 곳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9. 시: 레토릭의 서랍을 늘리고 ‘말의 힘’을 익힌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리더는 능숙한 은유로 비전을 말한다
시를 배우는 의미는 ‘레토릭의 서랍을 늘리는 것’이다. 레토릭rhetoric은 그대로 번역하면 ‘수사’라는 단어지만, 알기 쉽게 말하면 ‘언어를 이용한 능숙한 표현’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메타포, 즉 비유의 사용법이다. 시는 가장 농밀한 메타포가 담겨 있는 문학작품으로 메타포를 배우는 데 적격이다.
시 추천 도서
<지옥에서 보낸 한철>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헤세 시집> 헤르만 카를 헤세
10. 종교: 특정 조직이나 개인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이해한다
혁신의 가능성이 종교에 따라 달라진다
비즈니스맨에게 종교를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세계정세를 이해하기 위해’라거나 ‘양식 있는 성인으로서의 교양’이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지적 전투력을 향상시킨다’는 이 책의 목적에 비춰보면 가장 중요한 의미는 어느 종교에 소속된 조직이나 개인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 추천 도서
<신약성경> 대한성서공회 편집부
<신학이란 무엇인가> 알리스터 E. 맥그래스
<욥에의 대답> 카를 구스타프 융
11. 자연 과학: 새로운 발견과 가설이 비즈니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곤충 연구가 조직의 생산성에 대한 통찰로 연결되다
엔지니어가 연구자가 아닌 한 자연과학 영역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그대로 비즈니스에서 아웃풋으로 직결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비즈니스맨이 자연과학 영역의 공부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냐고 하면 그건 절대로 그렇지 않다. 자연과학 영역의 다양한 연구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훌륭한 가설을 구축할 수 있는 통찰과 시사를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미집에는 보통 70퍼센트의 일하는 개미와 30퍼센트의 일하지 않는 개미가 있다. 이 30퍼센트의 일하지 않는 개미를 집어내 70퍼센트의 일하는 개미만 남겨놓으면 어떻게 될까? 이 일하는 개미 중에서 다시 일하지 않는 개미가 나온다. 이 현상 자체는 옛날부터 잘 알려져 있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스테판 톰케 교수는 전문직으로 구성된 팀의 가동률과 생산성을 연구해 평균 가동률이 80퍼센트에서 90퍼센트로 올라가면 처리 시간은 두 배 이상이 되고, 가동률을 더 높여 90퍼센트에서 95퍼센트가 되면 처리 시간은 거기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가동률이 80퍼센트라는 것은 10명으로 구성된 팀 중 2명은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동률 80퍼센트인 팀과 90퍼센트인 팀을 비교해보면 후자의 생산성이 전자의 반 이하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톰케 교수의 지적은 ‘10명 중 2명이 일하지 않는 팀’과 ‘10명 중 1명이 일하지 않는 팀’을 비교했을 때 전자가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우리의 자연적인 감각에서는 상당히 위화감이 느껴지는 결과다.
가동률이 올라가면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오해는 우리 중 대다수가 ‘제조업’의 모델로 생산성을 사고하는 습관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추천 도서
<부분과 전체> 베르너 카를 하이젠베르크
<사이버네틱스> 노버트 위너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커
<스티븐 와인버그의 세상을 설명하는 과학> 스티븐 와인버그
<이기적 유전자> 리차드 도킨스
<이중 나선> 제임스 D. 왓슨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의 진리"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 (2) | 2021.05.30 |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제로 (0) | 2021.05.30 |
"루틴의 힘"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계속하게 만드는 (0) | 2021.05.25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0) | 2021.05.11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인생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0) | 2021.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