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저자 최철규는
하나, 글 쓰는 사람이다.
《한국경제신문사》 경제부와 금융부 기자로 일했으며, 2004년에는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경영전문지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협상과 갈등관리에 대한 고정 칼럼을 썼으며, 《조선일보》에 ‘최철규의 소통 리더십’, ‘실전 MBA’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협상은 감정이다≫, ≪협상의 10계명≫, ≪위기관리 10계명≫이, 역서로는 ≪성공하려면 협상가가 되라≫가 있다.
둘, 교육 사업가다.
단순한 트레이닝을 뛰어넘는, 기업에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2012년 HSG휴먼솔루션 그룹을 창업한 지식벤처 기업인이다. IGM 창립 멤버로 IGM세계경영연구원 부원장과 IGM협상스쿨 원장으로 일했다.
셋, 강의하는 사람이다.
삼성, SK, CJ, 포스코 등 국내 500대 기업에서 일하는 4만여 명의 비즈니스 리더와 1백여 명의 대한민국 대사에게 협상, 갈등관리, 위기관리 등을 강의하고 컨설팅한 교수이자 컨설턴트다.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및 남개대(南開大) EMBA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 하반기 ‘SERICEO 최우수 강사상’을 받았으며, 저자의 협상 강의(‘협상의 신’)는 2001년 이후 소개된 SERICEO의 모든 경영 관련 강의들 중 가장 높은 강의 평점을 받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런던정경대(LSE) 대학원을 졸업했다.
내 골프에 희망은 없다
협상학에서 말하는 답은 다음과 같다.
하나, 실전 협상에선 관계가 말의 내용에 우선한다.
둘, 협상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 협상 이슈에 대한 지식이 훨씬 더 중요하다.
셋, 북한은 협상을 못한다. 북한은 항상 이기는 협상을 한다. 이기는 협상은 하수의 협상이다.
1강) 이기는 협상 vs. 성공한 협상, 어떤 협상을 원하는가?
성공한 협상이란 내 요구사항을 최대한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value(가치관)를 충족시키는 협상이다. 또 이를 통해 더 큰 가치 value(파이)를 만들어내는 협상이다.
혹시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있는가? '무엇을 요구할까' 부터 고민한다면 당신은 협상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에게, 그리고 상대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충족시킬까' 부터 고민해야 한다. 협상의 질은, 가치에 집중할 때 높아진다. '이기는 협상'보다는 '성공한 협상'이 고수의 협상이다.
2강) 요구는 가짜다, 욕구가 진짜다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협상학에 입문할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두 가지 개념을 알아야 한다. 바로 포지션 position 과 니즈 needs 다. 포지션은 우리말로 위치나 입장 정도로 번역되는데, 협상학에서 포지션이란 '요구'를 말한다(우리는 협상할 때 항상 요구한다). 그리고 니즈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욕구'다.
좋은 협상가는 요구와 욕구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까? 답은 '욕구'다.
협상을 아는 영업담당은 상대가 내 제안을 거절했을 때 그이면에 있는 상대의 다양한 니즈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좋은 영업담당일수록 더 많이 물어보고 귀 기울여 듣는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영업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귀로 하는 것이다.'
'상대의 행동을 바꾸려면, 상대의 니즈를 파악하라!'
3강)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애처로운 사람은?
협상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뭘까? '관점 전환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다. 이것을 심리학에선 '관점 획득 perspective taking'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의 관점에서 얘기할 수 있을까? 이를 도와주는 도구 tool가 바로 '만달아트 Mandal-art'다. 협상 전문가들이 실전 협상에서 쓰는 툴이기도 하다.
활용법은 이렇다. 우선, 상대를 중앙에 놓는다. 그런 다음, 빙 둘러가며 다음의 사항을 채운다. 첫째 그 상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 둘째 그 사람의 가치, 셋째 당장 필요한 것 wants, 넷째 그 사람의 취미, 기호 등이다.
만달 아트 툴을 활용하여 첫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찾는다.
둘째는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셋째는 필요다. 필요로 하고, 걱정하는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
넷째는 기호다.
협상에서 '내 얘기'는 금물이다. 상대 관점에서 상대의 니즈를 공략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4강)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은 협상하고 있다!
협상 2.0: "협상이란 서로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협상 3.0: "협상이란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의 과정.'
이렇게 정의하고 보면, 최근 일주일간 협상 안 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당연히 없을 것이다.
협상이란 어디 가서 물건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그런 게 아니다. '더 큰 가치를 키우기 위한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그래서 <협상의 법칙>의 저자 허브 코헨은 말했다. "인생의 8할은 협상" 이라고.
5강) 볼품없는 총각이 최고의 신부를 맞이한 비결은?
협상학에선 상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제삼자를 '히든 메이커 hidden maker'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의 말을 따르고 싶고, 그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특히, 까다로운 상대와 협상할 때 이 히든 메이커를 활용하는 건 너무도 중요하다.
볼품없는 총각이 최고의 신부를 맞이한 비결은? 아마도 남자는 예비 장모의 마음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결혼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히든 메이커는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히든 메이커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를 움직여야 한다.
6강) 협상의 꽃, 창의적 대안을 아시나요?
협상학에선 크리에이티브 옵션 creative option을 만들라고 말한다. 크리에이티브 옵션이란 '양측의 서로 다른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3의 창의적 대안'을 뜻한다.
협상학자들은 창의적 대안을 '협상의 꽃'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실전협상에서 창의적 대안을 만들 수 있을까? 걱정하지 말자. 정해진 방법론이 이미 존재한다.
7강) 붙여라! 그러면 상대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창의적 대안을 잘 만들기 위해선 패턴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창의적 대한을 만드는 데는 정해진 방법론이 있다는 얘기다.
창의적 대안을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은 '더하기 add'다. 이는 새로운 협상 안건을 추가해 상대의 또 다른 니즈를 만족시키는 협상법이다.
유능한 협상가는 꺼내놓을 수 있는 모든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협상의 판을 키워간다.
8강) 싸우지 마라, 내기를 걸어라
창의적 대한을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베팅 betting 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언제 베팅이 가능할까? 두 가지 상황이다.
첫 번째,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다를 때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예측이 서로 다른 이유는 뭘까? 그건 서로가 가진 '정보의 차이' 때문이다.
협상에서 베팅이 가능한 두 번째 상황은 서로를 믿지 못할 때다.
9강) 협상은 주고받는 게 아니다
창의적 대안을 만드는 세 번째 방법은 바로 '교환 exchange'이다. 협상 당사자들끼리 서로 중요도가 다른 안건을 교환해 가치를 키우는 협상법이다.
나한테 덜 중요한 걸 주고, 더 중요한 걸 받아내는 협상법이다.
그렇다면 교환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양측이 협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뭔지 파악해야 한다. 협상학에선 이를 우선순위 파악 discovering priority 이라 한다. 그런 다음에는 각자의 우선순위에 따라 안건을 교환 exchanging agenda 하는 것이다.
협상이란 단순히 주고받는 게 아니다. 내게 덜 중요한 것을 주고, 더 중요한 것을 받는 것이다.
Tips to Win 1) 협상가 vs. 협상가 (Negotiator to Negotiator)
1. 협상에서 첫 제안은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하는 게 낫다?
내가 갖고 있는 '정보'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거나 상대와 비슷하다면, 먼저 제안하는 게 낫다. 하지만 정보가 별로 없다면 기다려야 한다.
2. 협상할 때 최대한 많은 안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게 좋다?
맞다. 협상 테이블엔 양측이 논의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 올라와 있어야 한다. 유형, 무형, 논리적인 것, 감정적인 것 등 어느 것이든 테이블에 올라와 있어야 서로 교환할 수 있다. 단, 상대를 충분히 신뢰할 수 없을 땐 한 번에 하나씩 꺼내놔야 한다.
3. 협상에선 가장 어렵고, 중요한 안건부터 먼저 다루는 게 좋다?
아니다. 가장 부담 없고 쉬운 안건부터 다뤄야 한다. 상대가 만나자마자 "다음 미팅은 언제로 잡을까요?"라고 말한다면, 그는 협상 고수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쉬운 안건이기 때문이다.
4. 좋은 협상가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그렇지 않다. 협상은 연기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어린애들이야말로 가장 좋은 협상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좋은 협상가는 가면을 쓰지 않는다. '나 자신'이 된다.
10강) 기준이 인식을 바꾼다
본질적으로 말해 협상이란 결국 '상대의 인식을 바꾸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어떤 얘기를 해야 상대의 인식이 바뀔까? 협상 상대의 인식을 바꾸는 데 쓰이는 첫 번째 무기는 바라 스탠더드 standard 다.
스탠더드란 우리말로 하면 기준, 즉 합의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뜻한다.
협상에서 납득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상대가 어떤 기준을 제시하는데 내가 납득이 안 된다. 그럼 나는 상대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 협상 전문가들은 말한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을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신뢰라고.
기준이 있어야만 상대가 납득이 되고 납득이 되어야만 신뢰가 생긴다는 뜻이다.
협상에서 기준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점을 추가로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협상이란 나한테 유리한 기준을 제시하는 게임이다. 하나의 협상에서 기준은 하나밖에 없을까? 아니다. 여러 개 있다.
둘째, '세상 모든 기준 중에 가장 강력한 기준은 상대가 만든 기준'이다. 상대가 만든 기준을 내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11강) 배트나? 배트맨? '갑을'을 결정한다
배트나란 우리말로 번역하면 협상이 결렬됐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차선책이다. 영어로 얘기하면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의 머리글자다.
협상학에선 말한다. 결국 협상이란 '배트나가 있느냐 없느냐'의 게임이라고, 배트나가 있는 쪽을 협상학에선 '갑'이라 하고 없는 쪽을 '을'이라 부른다.
실전 협상에선 배트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첫째, 만약 나의 배트나가 아주 좋다면 이를 살대에게 알려야 할까, 알리지 않아야 할까? 협상학에선 말한다. "무조건 알려야 한다"고.
둘째, 그렇다면 알릴 때는 직접 대놓고 알리는 게 좋을까? 아니면 은근히 알리는 게 좋을까? 당연히 은근히 알려야 한다. 왜일까? 배트나란 나한테는 좋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선 좋지 않은 뉴스이기 때문이다.
셋째, 시간도 중요하다. 배트나는 시간이라는 함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12강) ‘술 한잔 할까?’ vs. ‘맥주 할래, 소주 할래?’
'청구오삼' 내가 세 개를 얻고 싶으면 처음에는 다섯 개를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상대에게 세 개 달라고 불렀다가는 한 개도 얻기 힘들다는 말이다.
협상학에선 이를 앵커링 anchoring 이라 한다. 앵커 anchor는 우리말로 '닻'이란 뜻.
협상학에서 말하는 앵커링이란 내가 제시하는 처음 정보가 인식의 닻 역할을 하여 상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협상이란 결국, 인식의 싸움이다. 상대의 인식을 나한테 유리한 기준점에 걸어놓고 시작하자. 앵커링을 활용하면 실전 협상에 분명 도움이 된다.
13강) 기다릴까, 먼저 할까? 첫 제안
'논리와 근거 L&G', 즉 로직 앤 그라운즈 Logic&Grounds다.
상대보다 정보가 많거나 비슷하다면 내가 먼저 제안하는 게 좋다.
정보가 적을 때는 왜 기다리는 게 좋을까? '승자의 저주 winner's curse'를 피하기 위해서다.
협상에서 제안은 아주 중요하다. 첫 제안을 할 때는 가능하다면 세게, 즉 '에임 하이' 하는 게 좋다. 하지만 잊지 말자. 논리와 근거가 없는 에임 하이는 오히려 서로 간의 신뢰를 갉아먹는 '독'이 된다.
첫 제안을 내가 먼저 할까? 아니면 기다릴까? 이 이슈는 '정보'라는 함수를 기억하면 된다. 정보가 충분하거나 비슷하다면 먼저 제안한다. 반대로, 정보가 부족하다면 기다린다. 그래야만 승자의 저주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14강) LPG보다 더 강력한 L&G
L&G 논리와 근거.
협상을 잘하기 위해선 '내 마음이 당신 마음'이라는, 근거 없고 잘못된 믿음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L&G를 들여놓아야 한다. 논리와 근거가 상대의 인식을 바꾼다.
15강) 양보할 때도 기술이 있다!
협상을 하다 보면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여 논의가 진척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를 협상학 용어로는 데드 록 dead lock, 즉 교착상태라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양보의 기술이다.
첫째, 공짜 양보를 하지 않는다.
유능한 협상가는 양보할 때 상대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논리와 근거를 제시한다.
둘째, 깔때기형 양보를 한다.
마지막 양보는 최악의 양보다. 이를 '피라미드형 양보'라고 한다.
상대의 양보 요구가 끈질기게 계속될 것이다. 요구할수록 양보의 절대값이 커지기 때문이다.
셋째, 스트링 기법을 활용한다. 스트링 string은 '끈'이란 뜻이다. 스트링 기법은 하나를 양보하면서 다른 하나를 끈처럼 묶어서 요구하는 기법이다. 다른 말로는 트레이드오프 기법이라고 한다.
협상은 상대방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임이다. 그래서 양보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16강) 결국 모든 협상은 둘로 나뉜다
협상학에선 세상의 모든 협상을 크게 둘로 나눈다. 관계 중심의 협상과 이익 중심의 협상이다.
'이것'이 확보되면 관계 중심의 협상, '이것'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익 중심의 협상이다. '이것'은 바로 '지속성 continuity'이다. 상대를 앞으로 계속 봐야 한다면, 이는 관계 중심의 협상이다. 한 번 보고 만다면? 이익 중심의 협상이다.
관계 중심의 협상에선 단기간의 경제적이익보다 신뢰나 평판이라는 오래가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 신뢰를 지키며 착하게 살자는 도덕적 얘기가 아니다. 신뢰와 평판을 중시할 때 오히려 내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실질적인 얘기다.
© sarahbernier3140, 출처 Pixabay
Tips to Win 2) 가족이 두 배 더 행복해지는 협상 기술
협상은 곧 표현이고 논리입니다.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죠. 자녀를 윽박질러서 혼나지 않을 이야기만 하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실수를 해도 자꾸 질문을 해야 해요. 예컨대 용돈을 올려달라고 말하면 '용돈이 왜 부족하냐', '객관적 기준이 뭐냐'등을 물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게 해야 합니다.
17강) 협상 테이블에서 해선 안 될 세 가지 행동
미숙한 협상가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첫째, 감정의 언어가 아닌 판단의 언어를 쓰는 것이다.
협상학에선 "상대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둘째, 협상 테이블에서 '귓속말'을 하는 것이다.
귓속말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상대가 뭔가 '대단한 음모'를 벌이고 있ㄷ다는 느낌을 준다는 얘기다.
셋째, 협상 테이블에서 적극적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상대가 내게 불리한 정보를 묻더라도 절대 적극적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차라리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침묵하는 게 낫다.
18강) 우리 딸이 갈소원보다 예쁜 이유
어떻게 해야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가 나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될까?
첫 번째는 미러링 mirroring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미러링이란 말 그대로 내가 상대의 거울이 되어주는 기법이다. 상대에게 내가 그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심어줘 나에 대한 호감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미러링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은 미셸 여사가 방중 때 입었던 붉은색 드레스다. 모두가 알듯 붉은색은 중국에서 부와 권력을 상징하고,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의미를 가진다.
'Emotion matters more than facts' 사람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감정적인 존재다.
19강) 이슈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 마라
협상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맺는 두 번째 방법은 이슈와 인간관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협상에서 이슈와 인간관계를 분리하는 게 왜 중요한지 진짜 이유를 생각해보자. 협상이란 서로간의 첨예한 요구가 부딪히는 행위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마냥 행복한 감정을 가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인간관계까지 완전히 망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서로 다시 만날 수 있는 다리가 완전히 끊겨버리는 형국이 된다. 요구가 맞지 않아 떠났다면, 그 사람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싫어 떠난 사람은 다시 돌아오기가 어렵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이슈에 대해선 엄격해도 좋다. 하지만 협상 상대는 부르럽게 대해야 한다. 유능한 협상가는 고통스럽더라도 이 원칙을 지킨다.
20강) 사악한, 그래서 알아야 할 것들
협상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세 가지 거짓 술책, 즉 사술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사술은 스트레스 기법이다.
스트레스 전술을 사용하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상대의 평정심을 깨뜨려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가 이 지옥 같은 협상장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지도록 만들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두 번째 사술은 '굿 가이 배드 가이 Good Guy Bad Guy' 기법이다.
이 전술은 경찰서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이 전술이 먹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대조 효과'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당신은 앞으로 협상할 때 상대편의 국 가이와 배드 가이 중 누구를 더 조심해야 할까? 바로 굿 가이다.
세 번째는 니블링 nibbling 기법이다. 니블은 우리말로 하면 '뭔가를 야금야금 씹다'라는 의미다. 니블링은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작은 것을 요구해 얻어내는 기법이다.
카드를 결제하는 순간 "비싼 양복 사는데, 넥타이 하나 서비스로 주시죠."
실제로 협상을 해보면 그렇다. 질이 나쁜 협상가들은 짧은 협상에서도 수많은 사술을 사용해 상대를 무너뜨리려 한다. 상대가 온갖 기교를 부리며 협상을 한다 하더라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협상의 원리를 아는 사람에게 상대의 사술, 즉 비열한 기교는 단지 '애교'일 뿐이다.
21강) 덜 사악한, 하지만 알아야 하는
협상할 때 방어벽으로 쓰기에 좋은, '덜 사악하지만' 알아두면 도움되는 두 가지 기법이다.
첫 번째는 플린칭 flinching 이다.
플린치는 우리말로 하면 '움찔하다'라는 뜻이다. 플린칭 기법은 실전에서 효과를 발휘할 때가 꽤 많다.
협상에서 가장 강력한 플린칭은 뭘까? 상대의 제안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서는 것이다. 몸으로 뭔가를 보여주는 거다. 가장 약한 플린칭은?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반복 repeat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권한위임이다.
"죄송한데, 가격을 결정하는 건 제 권한 밖의 일입니다. 본사에 좀 물어본 후 확답을 드려도 될까요?"
즉 나한테 권한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협상학에서 권한위임 기법이라 한다.
이 권한위임 기법이 실전 협상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뭘까? 세 가지다. 첫째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둘째는 상대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 셋째는 상대와 관계가 단절되는 걸 막을 수 있다.
22강) '을'의 협상법
"평생을 갑으로 산 사람과 을로 산 사람, 일반적으로 둘 중 누가 더 협상을 잘할까요?"
당연히 을이다. 을은 생존하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첫 번째는 지식이다.
을은 갑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갑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솔루션을 줄 수 있고 존중받을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봤을 때, 영업 중에 가장 어려운 영업이 제약영업이다. '비전문가'인 제약회사 세일즈맨이 '전문가'인 의사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관계다.
을은 협상학에서 말하는 '황금의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황금의 다리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갑이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 한마디로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는 얘기다.
황금의 다리를 만드는 두 번째 핵심은 이슈와 인간관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압박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익스플로딩 오퍼 exploding offer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익스플로딩 오퍼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를 짤은 기간에 주고, 상대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기존에 했던 제안을 철회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용에서 자주 활용된다.
23강) 내 제안을 돋보이게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상대가 제안을 더 멋있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유인 전략 decoy effect'을 활용하는 것이다.
방법은 내가 밀고 싶은 제안보다 '조금 나쁜' 제안을 함께 내놓아 내가 미는 안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주장한다. 인간은 그렇게 치밀하거나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내가 미는 안이 있고, 그것과 아주 비슷하지만 약간 더 나쁜 꾸러미(유인책)가 있으면 상대는 내가 미는 안을 훨씬 더 멋지게 느낀다.
두 번째 방법은 제한 전략이다.
홈쇼핑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런 조건은 다시 없다"고 얘기하며 상대의 마음을 흔드는 전략이다. 여기엔 두 가지가 있다. 시간제한과 물량제한이다.
세 번째는 손실회피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뺏기기 싫은 욕구가 훨씬, 훨씬 더 강하다"고.
비즈니스에선, 당신이 얼마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해서 얻는 게 아니다. 당신이 협상하는 만큼만 얻어낸다."
유능한 협상가는 자신의 제안을 돋보이게 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24강) 협상에 관한 세 가지 질문과 답
첫 번째 질문. 협상 테이블 맞은편에 협상 고수가 앉아 있는 게 좋을까, 협상 하수가 앉아 있는게 좋을까?
협상에 대해 양측이 모두 전문가라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게 많아진다.
창의적 대안을 더 잘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 질문. 협상에서 제일 중요한 키워드는 뭘까?
내가 꼽는 답은 '신뢰'다. 세상에는 세 가지 협상이 있다. 첫 번째는 강성협상, 즉 나에게 힘이 있다고 상대를 윽박지르는 협상법이다. 두 번째는 연성 협상이다. 내가 힘이 없을 때 상대에게 굽실거리는 협상법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원칙 협상이다. 나에게 힘이 있건 없건, 내 나름의 규칙과 원칙을 지키며 하는 협상이다.
세 번째 질문.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
답은 단순하다. 상대가 원하는 걸 '주는 것'이다.
제발, '나는 협상에서 상대에게 줄 게 없다' 같은 얘기는 하지 말자. 당신이 을이라면 갑에게 시장정보나 상품지식, 하다못해 따뜻한 관심이라도 챙겨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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