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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콰이어트"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by 욕심쟁이77 202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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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케인

저자 수전 케인(SUSAN CAIN)은 조용한 책벌레 소녀였다. 프린스턴과 하버드 법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후 기업과 대학에서 협상기법을 가르치는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항상 궁금했다.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의 성격을 감추려 하는 걸까?’ 수년간의 연구와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 끝에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내향성이 얼마나 위대한 기질인지 스스로 증명해보기로 했다. 성공이 보장되는 월스트리트의 변호사 세계를 떠나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은근한 끈기로 시작된 탐구와 저술은 7년 만에 책으로 탄생하였고, 2012년 ‘세계 지식인의 축제’인 TED콘퍼런스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한 그녀의 강연은 1,500여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또한 TED의 여러 강연 중 가장 짧은 시간에 조회 수 100만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네티즌의 찬사를 받았다. 산업사회의 과다경쟁이 낳은 ‘외향성 이상주의’의 부작용과 그 해법을 저자 특유의 통찰력으로 제시한 이 책 『콰이어트』는 출간 즉시 시사주간지 <타임>이 커버스토리로 다루는 등 주요 언론을 비롯한 미국사회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올해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수전 케인은 현재 수많은 기업 및 단체에서 내향성에 관한 강연 요청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타임> <사이콜로지투데이> 등에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기질의 남과 북 -조용한 한 여성이 역사의 항로를 바꾸다16

우리의 삶은 성별이나 인종에 따라 달라지듯이 성격으로부터도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성격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내향성-외향성 스펙트럼 중에 어디쯤에 위치하는가에 달려 있다. 한 과학자는 이를 '기질의 남과 북 the north and south of temperament' 이라 했다.

오늘날 우리는 한쪽으로만 치우쳐진 편향된 성격 유형에만 점수를 준다. 사람들은 훌륭해지려면 대담해야 하고, 행복해지려면 사교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을 외향적인 사람들의 나라라고 여긴다.

"외향성 이상"을 이렇게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일은 중대한 실수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 예술, 발명품 중 진화론과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서 개인용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들이 조용하고 이지적인 사람들에게서 탄생했다. 이들은 자신의 내면세게에 접속하여 그곳에서 보물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내향적인 사람이 없었다면, 세상에 다음과 같은 것들은 없었을 것이다.

중력의 법칙

상대성의 이론

W. B. 예이츠의 [재림]

쇼팽의 <녹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피터 팬

오웰의 [1984] 와 [동물농장]

탁터 수스의 [모자속 고양이]

찰리 브라운

<쉰들러 리스트>, <ET>, <미지와의 조우>

구글

해리포터

1921년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칼 융 은 [심리 유형 Psychological Types] 이라는 충격적인 책을 출간했다. 융은 그 책에서 인간성의 중심이 되는 구성요소로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라는 용어를 널리 소개했다. 내향적인 사람은 생각과 느낌이라는 내면세계에 끌리고,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과 활동이라는 외부세계에 끌린다고 칼 융은 말했다.

현대의 연구자들은 뭐라고 할까? 나는 곧 어디에나 맞는 내향성·외향성의 정의는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

5대 요인 Big Five

심리학자들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도 동의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맡은 바 임무를 재빠르게 수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내향적인 사람은 좀 더 느리고 신중하게 일한다.

1부: 외향성이 롤모델인 세상

1장. “무지 호감 가는 친구” - 어떻게 외향성이 우리 문화의 이상으로 자리 잡았을까43

인격의 문화에서 이상적인 자아는 진지하고, 자제력 있고, 명예로운 사람이었다.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어떤 인상을 주느냐가 아니라 홀로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였다. '성격' 이라는 단어는 18세기 이전에는 영어에 존재하지 않았고, '좋은 성격'이라는 개념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널리 퍼졌다.

하지만 '성격의 문화'를 수용한 뒤로, 미국인들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들에게 매혹되었다.

이런 문화는 진화 과정을 이끈 주요 원동력은 산업 성장이었다.

외향적인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를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전통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리스인은 웅변술을 최고의 능력으로 여겼으며, 로마인은 화려한 사교생활로 가득한 도시로부터의 추방을 최악의 처벌로 간주했다.

2장. 카리스마 리더십의 신화 - ‘인격’을 대신하여 100년 만에 자리 잡은 ‘성격’의 문화65

성격 문화의 초창기에 우리는 노골적으로 이기적인 이유에서 외향적인 성격을 개발해야 한다고 재촉당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외향적이면 더 성공할 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큰 목소리 리더십' 모형과는 반대로, 효과적인 CEO들 중 상당수가 내향적인 사람들이다. 이를 테면 찰스 슈워브, 빌 게이츠, 브렌다 반스, 제임스 코플랜드.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썼다.

내가 지난 15년간 만나보고 일해본 가장 효율적인 지도자들 중 일부는 사무실에 틀어박혀 지냈고 일부는 극도로 사교적이었다. 일부는 빠르고 충동적이었지만 일부는 상황을 곰곰 살피며 한참 고민한 뒤에야 결정을 내렸다. .....내가 만난 효율적인 사람들의 한 가지 유일한 공통점은 그들에게 '뭔가'가 없다는 점이었다. 즉, 그들은 '카리스마'가 거의 없었고 그 말 자체도 거의 안 썼으며 그 단어가 뜻하는 바대로 행동하지도 않았다.

영향력 있는 경영이론가 짐 콜린스가 실시한 한 유명한 연구에 따르면, 20세기 말에 최고의 성과를 거둔 기업들 중 상당수는 그가 말하는 '레벨 5 지도자'가 이끄는 곳이었다. 이 예외적인 CEO들은 과시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극도의 겸허함과 경력한 프로 의식으로 유명했다.

짐 콜린스는 말한다. "교훈은 명백하다. 회사를 바꾸는 데 거인 같은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자신의 에고가 아니라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을 키우는 지도자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몰두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놓치고 사람들이 수동성에 빠져들도록 할 소지가 있다. 프란체스카 지노는 말한다. "결국 지도자들은 말을 엄청 많이 하게 되고 사람들이 제시하려고 하는 아이디어를 전혀 듣지 않게 될 때가 많더군요." 하지만 영감을 주는 타고난 능력으로, 외향적인 지도자들은 수동적인 일꾼들과 함께할 때 훨씬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

 

3장. 협력이 창의성을 죽일 때 - 새로운 집단사고의 등장과 ‘나 홀로 작업’의 힘120

워즈니악이 멘로 파크에서 열린 모임이 끝난 직후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라. 그가 클럽 회원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컴퓨터를 디자인했는가? 아니다. 그가 넓고 탁 트인 사무실 공간을, 아이디어가 타가 수분할 수 있는 유쾌한 아수라장을 찾았는가? 아니가. 그가 첫 PC를 만들기까지 작업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그가 늘 혼자였다는 사실'이다.

후속 연구에도 반복되어 나타났지만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사교에 자신있는 내향적인 사람의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인관계 기술은 있지만 "딱히 사교적이 거나 외향적이지는 않았다." 이들은 자신을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고 묘사했다. 십 대 때는 숫기가 없고 혼자 지냈다는 이가 많았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홀로 일하기를 좋아하고, 고독은 혁신에 촉매가 될 수 있다."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한스 아이젱크 Hans Eysenck 도 지적했듯이 내향성은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게 하고, 일과 무관한 사회적·성적 문제에 에너지가 흩어지지 않도록 방지한다."

재닛 패럴 Janet Farrall과 리어니 크론보르 Leonie Kronborg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위한 리더십 개발 Leadership Development for the Gifted and Talented]에서 아래와 같이 썼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공공 부문에서 리더가 되는 경향이 있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론적이고 미적인 부분에서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찰스 다윈, 마리 퀴리, 패트릭 와이트(오스크레일리아 소설가, 노벨상 수상작가), 아서 보이드(오스트레일리아의 국민화가)와 같은 놀라운 내향적 지도자들은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냈거나 현존하는 지식 체계를 바꾸어놓은 사람들이지만, 긴긴 시간을 혼자 지냈다. 따라서 리더십은 사회적인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기법을 개발한다든지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낸다든지 심오한 책을 집필한다든지 과학적 도약을 이뤄내는 등 좀 더 조용한 환경에도 적용된다.

'협업'은 성스로운 개념이 되었다. 성공을 이끄는 열쇠가 된 것이다.

고독의 어떤 점에 그런 마법이 숨어 있는 것일까? 에릭슨에 따르면, 여러 분야에서 오직 혼자 있을 때만 '의도적인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의도적 연습'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다. 강한 집중력이 필요한데 다른 사람이 있으면 산만해질 소지가 있다. 강력한 동기도 필요하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너무 사교적이라 혼자 지내지 못하는 십대는 재능을 개발하지 못한다.

청소년 소설 [시간의 주름 A wrinkle in time] 을 비롯하여 60여 권을 저술한 저자 매들린 렝글은 아동기에 혼자서 책과 생각에 빠져 지낸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 그런 대담한 사색가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성과를 낸 프로그래머들 중에 사생활, 개인 공간, 물리적 환경을 통제할 자유,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가장 많이 주는 회사에서 일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성과를 낸 사람 중 62퍼센트가 업무 공간에서 사생활이 어는 정도 보장 된다고 한 반면, 최악의 성과를 낸 사람 중에는 고작 19퍼센트만이 이렇게 답했다. 최악의 성과를 낸 사람 중에는 78퍼센트가, 최고의 성과를 낸 사람 중에는 고작 38퍼센트만이 주변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방해한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도심의 거리에서 시끄럽게 걷기보다는 숲에서 조용히 산책할 때 더 잘 배운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이제 과학자들은 두뇌가 두 가지 일에 동시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점을 안다. 멀티태스킹처럼 보이는 행동은 사실 여러 가지 일을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실수가 일어날 비율을 50퍼센트까지 높인다.

브레인스토밍 네 가지 원칙

1. 아이디어를 비판하거나 심판하지 마라.

2. 자유분방하게 아이디어를 내라.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일수록 좋다.

3. 양을 늘려라. 아이디어가 많을수록 좋다.

4. 동료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나가라.

조직심리학자 에이드리언 퍼넘 Adrian Furnham은 "과학적 근거를 보면 기업 사람들이 집단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 재능 있고 의욕적인 사람들이 있다면, 창의성이나 효율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는 혼자서 일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이것의 한 가지 예외는 온라인 브레인스토밍이다. 연구 결과, 온라인 브레인스토밍은 적절히 관리만 하면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뿐 아니라 집단이 커질수록 결과도 나아졌다. 학문연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협력하는 교수들은 혼자서 일하거나 얼굴을 보고 협력하는 교수들보다 더 영향력 있는 연구를 발표한다.

심리학자들은 보통 브레인스토밍의 실패를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는 '사회적 태만'이다. 집단 속에 있으면, 어떤 사람들은 뒤로 몸을 기댄 채 다른 사람들에게만 시킨다.

둘째는 '생산 봉쇄'다. 한 번에 한 사람만 아이디어를 내거나 말할 수 있고, 나머지는 수동적으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셋째는 '평가 불안' 이다. 동료들 앞에서 멍청해 보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말한다.

내향성-외향성이 공생하는 관계, 즉 리더의 역할과 기타 역할이 사람들의 타고난 장점과 기질에 따라 배분되도록 능동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팀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건전하게 섞여 있고, 리더십의 구조도 다양한다.

2부: 부모가 물려준 성격 VS. 현재 나의 성격

4장. 기질은 바꿀 수 없는 운명일까? - 천성, 양육, 그리고 난초 가설157

고 반응과 저 반응은 각각 내향성과 외향성에 연결된다. 케이건이 1998년 [캘런의 예언 Galen's Prophecy]에 풀어놓았듯, "칼 융이 75년 전에 적어놓은 내향성과 외향성에 관한 묘사는 고 반응의 청소년과 저 반응의 청소년의 비율에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심리학자들은 '기질'과 '성격' 의 차이를 논한다. 기질은 타고난, 생물학적 기반의 행동과 정서 패턴으로 유아기와 초기 아동기에 나타난다. 성격은 문화적 영향과 개인적 경험이 뒤섞이면서 나타나는 복잡한 양상이다. 어떤 사람은 기질이 토대이고 성격이 그 위의 건물이라고 한다.

반응성이 높은 아이는 자기가 본 것을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느끼며 일상의 경험들도 좀 더 세세하게 구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아이가 사교적이라면 다른 아이들의 행동을 곰곰 행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반응이 강한 유아는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실수로 부수었을 때 반응이 약한 아이보다 죄책감과 슬픔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을 보인다.

내향성과 외향성이 원만성이나 성실성(양심성) 같은 다른 주요 성격 특성들과 마찬가지로 40-50퍼센트 유전적으로 대물림된다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반응성이 높은 아이들의 운명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데이비드 도브스 David Dobbs가 '난초가설'이라 명명한 새로운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어떤 아이들은 민들레와 같아서 어떤 환경에서나 잘 자라날 수 있다. 하지만 케이건이 연구한 반응성 높은 아이들을 비롯한 어떤 아이들은 난초와 유사하다. 쉽게 시들지만, 적절한 조절이 갖추어지면 강하고 근사하게 자라날 수 있다.

반응성이 높은 아동이 든든한 환경에서 자라날 경우 감기와 기타 호흡기질환에 내성이 더 강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자라면 이런 병에 더 쉽게 걸린다. 세로토닌 수송단백질의 짧은 대립유전자는 다양한 인지 처리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것과도 연관된다.

5장. 기질을 뛰어넘다 - 자유의지의 역할,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의 현명한 말하기 기술183

슈워츠의 연구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우리는 성격을 개조할 수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타고난 기질은, 우리가 어떻게 살았든 간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라는 존재의 상당한 부분은 유전자, 두뇌, 신경계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몇몇 고 반응성 십대들에게서 나타난 융통성은 이와 반대되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고 우리가 그것을 이용해 성격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질의 한계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안전지대에 확실하게 들어가 있는 편이 나을 때도 많다.

아이젱크는 외향적이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더 자극을 좋아하고, 이것이 둘 사이의 여러 가지 차이를 설명해준다고 믿었다. 내향적인 사람은 사무실 문을 닫고 일에 몰두하기를 좋아하는데, 이런 조용한 지적 활동이 최적의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팀 빌딩 워크숍을 조직하거나 회의의 의장을 맡는 등 전력양이 많은 활동에 몰두할 때 가장 잘한다.

아이젱크는 이런 차이의 기반이 '상향 그물망 활성계 ascending reticular activating system, ARAS' 라는 뇌구조에 있다고 생각했다. ARAS는 대뇌피질과 기타 뇌 영역까지 연결되어 있는 뇌간의 일부분이다. 두뇌에는 우리가 깨어 있고, 경계하고 있으며, 에너지가 넘친다고 느끼게 하는, 심리학자들 용어를 빌리자면 '각성되었다'고 하는 흥분 메커니즘이 있다. 반대의 상태를 유발하는 진정 메커니즘도 있다. 아이젱크는 ARAS가 뇌로 흘러 들어가는 감각 자극의 양을 통제함으로써 각성 과잉과 각성 미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다고 추정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잠이 모자랄 때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더 잘해낸다.

6장. “엘리너는 프랭클린의 양심이었습니다.” - ‘쿨함’이 과대평가되는 이유204

우리는 '쿨함'을 선글라스와 태연한 태도와 손에 든 술로 보여주는 일종의 포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액세서리를 고른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짙은 색안경과, 느긋한 보디랭귀지와, 알코올을 기표로서 채택한 것은 다름 아니라 신경계가 과열되었다는 신호를 그것들이 가려주기 때문인지 모른다. 선글라스는 우리 동공이 두려움에 커지는 것을 타인이 보지 못하게 막아준다. 케이건의 연구를 보면, 이완된 신체는 낮은 반응성의 특징이다. 그리고 알코올은 우리를 억누르는 것들을 제거하고 우리의 각성 수준을 낮춘다.

타인의 생각에 마음을 쓰는 사람을 배우자로 고르는 편이 좋다.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것보다는 너무 신경 쓰는 편이 낫다.

애런에 따르면 섬세한 사람의 70퍼센트만이 내향적이고, 나머지 30퍼센트는 외향적이다. 이것은 섬세함이 생존전략의 부산물로 생겨난 것이고,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전부가 아니라 몇 가지 특성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진화론적 타협 이론 trade-off theory 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특성이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생존가치가 달라지는 장단점이 뒤섞여 있다는 얘기다.

외향적인 인간은 내향적인 인간보다 섹스 파트너가 많지만(번식하기를 바라는 어느 종에게든 혜택일 것이다), 간통도 더 많이 저지르고 이혼도 더 많이 한다. 이것은 그 자녀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운동을 더 많이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부상이나 사고를 덜 당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더 폭넓은 인간관계에서 사회적 지지를 누리지만, 범죄도 더 많이 저지른다. 융이 거의 한 세기 전에 두 유형에 관해 말했듯이 "한쪽(외향적인 쪽)은 번식력은 뛰어나지만 저항력은 약하고 수명도 짧은 반면, 다른 쪽(내향적인 쪽)은 다양한 자기 보존 수단은 있지만 번식력은 낮다."

7장. 월스트리트가 무너져도 워런 버핏만은 잘나가는 이유 -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다른가240

보상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보상을 찾는 데 매우 의욕적이다. 승진이든, 복권에서 대박이 나는 것이든, 친구와 밖에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이든. 보상 민감상은 사람이 성과 돈,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같은 목표를 추구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다리를 타고 저 멀리 있는 가지까지 올라가 최고의 열매를 잡으라고 하는 힘이다.

코넬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리처드 데퓨 Richard Depue 는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들 그룹 각각에,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암페타민을 주고서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도박에서 이긴 외향적인 사람들이 같은 상태의 내향적인 사람보다 뇌의 보상 민감도와 관련한 영역에서 더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보상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안와 전두내측 피질 medial orbitofrontal cortex 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심리학자 네틀에 따르면 내향적인 사람은 "보상 시스템의 반응이 약하고 따라서 (보상의) 단서를 보더라도 자기 길에서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여느 누구와 마찬가지로 시시때때로 섹스와 파티와 지위에 끌리지마, 이들이 받는 자극은 비교적 적으며 따라서 이들은 그걸 얻으려고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내향적인 사람은 그리 쉽게 열광하지 않는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좀 더 주의 깊게 생각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문제를 해결할 때 빠르고 간편한 접근법을 택하여 정확성과 속도를 맞바꾸며, 하는 도중에 실수를 점점 많이 저지르고, 문제가 너무 어렵거나 뜻대로 안 되겠다 싶으면 아예 포기해버린다. 내향적인 사람은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정보를 철저히 소화하고, 임무를 좀 더 오래 물고 늘어지며, 쉽게 포기하지 않고, 좀 더 정확하게 한다.

보상 지향적이라면,

1. 뭔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흥분되고 에너지가 넘친다.

2. 뭔가를 원하면 보통 바깥으로 나가서 찾으려 한다.

3. 좋아하는 것을 얻을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흥분된다.

4. 좋은 일이 일어나면 크게 영향을 받는다.

5. 친구들에 비해 별로 겁이 없는 편이다.

위협 지향적이라면,

1. 비판이나 꾸중을 들으면 꽤 고통스럽다.

2. 누군가 내게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 때, 혹은 그렇다고 생각할 때 제법 걱정스럽거나 신경이 쓰인다.

3. 뭔가 불쾌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생각하면 보통 매우 '언짢아진다.'

4. 매우 중요한 일을 엉성하게 했다고 생각할 때 걱정스럽다.

5. 실수를 저지를까 걱정된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플로 flow' 라 명명한 상태와 관련하여 실시한 매우 다른 접근법이다. 플로란 장거리 수영이든 작사든 스모든 섹스든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입해 있다고 느끼는 최적 상태다. 플로 상태에서는 지루하지도 불안하지도 않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도 않는다. 자기도 모르는 새 몇 시간이 지나간다.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자. 느리게 천천히 가는 방식이 좋다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경주를 해야 한다고 느끼지 말자. 깊이를 즐긴다면, 넓이를 추구하려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자. 멀티태스킹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면, 그런 방식을 고수하자.

 

3부: 모든 문화는 외향성만을 선호하는가

8장. 부드러움의 힘 - “바람은 울부짖으나, 산은 고요할 뿐.”277

아시아에서는 팀을 중심으로 움직이기는 하지만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팀과는 방식이 다르다. 아시아에서 개인은, 자신을 자신보다 더 큰 전체의 일부로 인식한다. 가족이든, 기업이든, 공동체든. 그리고 집단 내에서 조화를 이루는 일에 어마어마한 가치를 부여한다. 그들은 계층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받아들이며,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욕구를 무시하기도 한다.

반대로 서양 문화는 개인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 우리는 자신을 온전한 개체로 바라본다. 우리의 운명은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지복을 따라가고, 지나친 제약에서 벗어나고, 오직 우리만이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동양의 관계 중시하기가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전통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자기표현과 개인의 운명을 존중하는 서양의 전통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핵심은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우월하다는 점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관에 심오한 차이가 있어 각 문화마다 선호하는 성격 유형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4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

9장. 원래의 나보다 더 외향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313

라파의 실험에서 가짜 외향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진짜처럼 보일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외향적인 사람처럼 연기하는 데 특별히 뛰어난 사람들은 대체로 심리학자들이 '자기감시 self-monitoring' 라고 부르는 특성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기감시가 뛰어난 사람들은 상황에 따른 사회적인 요구에 자기 행동을 맞추는 데 아주 능숙하다.

자신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알아내려면 세 가지 중요한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첫째, 어린아이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해보라.

둘째,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셋째,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일상생활에서 되도록 '회복 환경 restorative niche' 을 많이 만들어두는 일부터 해야 한다.

'회복 환경'이란 리틀 교수가 만든 말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가는 장소를 기리킨다.

자유특성이론

자유특성계약이란 우리가 일정 시간은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로 하되,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0장. 소통의 틈새 - 반대 유형의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가343

내향성-외향성, 원만성, 경험 개방성, 양심성(성실성), 정서적 안정성

수많은 성격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성격이 이 다섯 가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우호적인 상황에서 만난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기와 경쟁하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

그레그는 분노에 관한 자신의 가정을 바꿀 수 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화를 분출하면 기분이 풀린다고 믿는다. 수많은 연구들이, 분노의 발산은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그것은 오히려 분노에 불을 지핀다."

분노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서로서로 짜증이 난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지만, 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 두 유형이 서로서로 줄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11장. 구두수선공이 되느냐, 장군이 되느냐의 문제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370

내향적인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방식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향적인 아이들이 새로운 사람뿐 아니라 새로운 장소와 사건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니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 조심스러워하는 것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아이의 한계를(그 한계가 심하다 싶더라도) 존종하면서 아이를 조금씩 새로운 상황과 사람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라. 밀어붙이지 마라. 아이가 어리다면, 필요에 따라서는 부모가 다른 아이와 먼저 말을 틀 수 있게 도와줘라. 그리고 주변에 계속 있어주자. 아이가 정말 어리다면, 부드럽고 따뜻하게 등을 감싸주는 것도 좋다. 아이가 거기에서 도움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한은 그렇게 하면 된다.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시도할 때는, 아이의 노력을 인정해주다.

"아이가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법을 터득하도록 부드럽고 따뜻한 방식으로 꾸준히 도와준다면, 마법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게 될 겁니다. '저 애들 재미있게 놀고 있네, 나도 가봐야지.' 두려움과 경계심을 스스로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지요."

아이가 그렇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면, 아이에게 "수줍음 많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믿을 테고, 그러면 자신의 감정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고정된 특성이라고 믿어버리고 말 것이다. 아이는 '수줍음'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는 점도 아주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수줍음을 탄다는 이유로 아이를 부끄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누군가와 금방 마음이 맞지 않는다 해도 강요하지 말자. 아이가 초기에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 점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안배하라.

또 아이가 학교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긴장하고 있다면, 아이를 데리고 교실에 가서 함께 둘러보고, 가능하다면 교사나 다른 우호적인 어른들, 예를 들면 교장이나 생활지도 상담교사, 수위, 학교 식당 직원과 미리 만나게 해주면 좋다.

아이가 불편한 상황을 극복해나가도록 간단한 전략을 가르쳐줄 수도 있다.

자녀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기 쉬운 유형이라면, 미술이나 장거리 달리기처럼 결과의 압박을 느끼지 않으면서 하기 좋은 활동을 고르게 하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다.

결론 :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405

사랑은 필수지만, 사교성은 선택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을 소중히 하라.

자신이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하라. 그러기 위해 공개 강연이나 인맥 쌓기 등 불편한 활동을 해야 한다면, 그래도 해라.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그 일을 마쳤을 때 자신에게 보상해주어라.

명함만 잔뜩 받아오기보다는 한 명이라도 제대로 관계를 형성하는 편이 훨씬 낫다. 모임이 끝나면 집으로 다려가 소파에 늘어져라. '회복 환경'을 만들어두라는 의미다.

서양 문화 전동에서는 개인의 가변성에 관한 특정한 관념이 오래 전부터 널리 퍼진 채로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중적으로 보면 이것은 행동하는 인간, 실제적인 인간, 현실주의자, 사교적인 사람 대사색가, 몽상가, 이상주의자, 수줍음 많은 인간이라는 익숙한 개념이 된다. 이런 전통과 관련하여 가장 널리 쓰이는 꼬리표는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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