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MESSY』
메시! 기적은 통제되지 않는다!
통제할수 없는 상황을 수용할 때에만 얻을 수 있는 이상의 결과가 있음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정확하고 완벽한 시스템과 질서정연함에 굴복하고 만다는 것이다. 완벽한 피아노를 고집하는 키스 재럿의 바람은 시스템과 질서에 대한 유혹이 얼마나 강렬한지 보여준다.
01 질서는 진리가 될 수 없다
정리정돈에 취약했던 벤자민 프랭클린 … 019
벤자민 프랭클린의 세 번째 덕목 '질서' 였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라. 업무의 각 부분이 제시간에 이루어지도록 하라.'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질서를 찬양하기 때문이다. 무질서 속에서 좋은 것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무질서가 그 자체로서 좋은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폴더 관리로 찾는 시간 1분 vs 그냥 찾는 시간 17초 … 022
프랭클린의 신조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어라'에는 일상적인 지혜가 어느 정도 담겨 있다.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 Daniel Levitin은 <<정리한는 뇌 organized Mind>>에서 인간은 공간기억력이 매우 강력해 어떤 물건을 특정한 위치와 연관 지을 수 있을 때 훨씬 오래 기억한다고 말한다.
에릭 에이브러햄슨 Eric Abrahamson 과 데이비드 프리드먼 David Freedman은 <<완전한 혼란, 무질서의 숨겨진 이득>> 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제안한다.
"봉투를 낭비하지 말고 서류만 쌓아놀아라. 사용한 서류는 책상 위해 쌓아놓은 서류뭉치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책상이 지저분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업무역량이 낮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일간계획보다 월간계획의 성취도가 높은 이유 … 034
우선 매일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얼만 지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매일 계획을 세우는 일을 포기한다. 또 다른 가설로는,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매일 공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학습의욕이 떨어진다.
일간계획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대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질문 … 038
인간은 알고리즘으로 파악할 수 없다 … 046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불만을 느낀다는 것을 밝혀냈다.
첫 번째,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기계적인 드롭다운 메뉴를 활용해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은 마치 값싼 호텔을 예약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두 번째,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는 너무 오래 걸린다.
세 번째, 체크박스를 활용하는 깔끔한 접근방식이 사교적인 행사에 참여해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만나는 기존의 혼란스러운 접근방식보다 적절한 파트너를 연결해줄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경직된 대화의 틀을 깨는 질문 목록 … 051
알고리즘을 활용한 적합성 매칭은 오랜 시간 장밋빛 약속만 했을 뿐 늘 실패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계속해서 컴퓨터에게 의존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낯선 사람과 각본 없는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상당한 부담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상황에서조차 우리는 대개 최대한 각본에 의존하려고 노력한다. 이성과의 만남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여자를 유혹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여겨지는 대화를 각본처럼 써서 외우고 다니는 '픽업아티스트'들이다. 픽업아티스트 pickup artist 란 섹스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어떤 여자든 빠르게 꼬셔서 유혹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남자들을 말한다.
픽업아티스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술 중에는 상대방을 비화해 화를 돋구는 방식이 있다. 이러한 기술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자의 자신감을 꺾어버리면 여자는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마침내 이러한 노력은 잠자리를 함께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무질서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특징 … 058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혼돈을 만드는 전략을 사용했다.
첫 번째 전략은 깔끔하게 정돈된 대화 형식을 깨고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질문으로 바로 돌진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전략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주제보다는 주변 세계의 세부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었다.
세 번째 전략은 대화를 방해하는 것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Jared Diamond는 <<어제까지의 세계>>에서 뉴기니의 수렵채집사회를 관찰한 뒤 똑같은 지적을 한다.
"이곳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을 존중받아야 할 자율성을 지닌 개인이라고 간주한다. 예리한 칼, 뜨거운 솥, 불과 같은 위험한 도구를 가지고 놀아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 몸에 상처가 나지만 정서적인 상처는 나지 않는다고 다이아몬드는 주장한다. 그들의 '정서적 안정, 자신감, 호기심, 자율성'은 조심조심 키운 서양의 아이들에 비해 확연하게 차이가 날 만큼 뛰어나다.
개방성과 적응성은 본질적으로 무질서한 혼돈이다. 랜드 같은 놀이터는 어른들의 눈에는 심각하게 당황스러워 보인다. 위험할 뿐만 아니라 무정부상태의 혼돈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고, 무질서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훌륭한 준비 과정이 되는 것이다.
02 ‘생각하는 인간’이 완벽한 기계를 이긴다
완벽한 A330을 추락시킨 사소한 실수 … 073
문제의 진짜 원인은 바로 지난 15년 동안 수천만 킬로미터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공허한 A330의 플라이바이와이어 시스템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시스템 자체라기보다는 그 시스템에 길들여진 조종사들이었다.
자동화의 역설 … 081
"조종사들이 컴퓨터의 지원을 받지 않고 고고도에서 비행기를 수동 조종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동화의 역설 paradox of automation' 이라고 한다. '자동화의 역설'은 핵발전소부터 크루즈여객선까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를 전부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거나, 전자 계산기를 사용하면서 암산능력이 떨어지는 등 일상적인 사례에서도 자동화의 역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동화시스템이 진보할수록 능력을 개발할 동기는 떨어지며, 예외적인 상황에 맞닥뜨릴 확률은 높아진다.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 James Reason 은 <<휴먼 에러 Human Error>>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동화의 역설은 다음 세 가지 특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자동화시스템은 조작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실수를 해도 바로잡아주기 때문에 조작하는 사람이 미숙해도 상관이 없다.
둘째, 숙련되고 뛰어난 조작자라고 해도 자동화시스템은 그러한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이미 가지고 있는 기량도 서서히 퇴화해버린다.
셋째, 자동화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인간에게 그 권한을 넘겨줄 때는 예외적인 상황이나 비상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특별한 상황이다.
기계가 만드는 혼란, 위너의 법칙 … 087
'위너의 법칙 Wiener's Laws'
"디지털기기 덕분에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 확률은 줄어들었지만, 큰 실수를 저지를 확률은 오히려 커졌다."
이 말은 이렇게 고쳐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자동화는 일상적인 혼란 상황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이따금씩 예기치 못한 혼돈을 만들어낸다."
오토파일럿과 마찬가지로 데이터베이스와 알고리즘은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수준에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컴퓨터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며, 재앙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알고리즘과 판단력의 상관관계 … 095
'자동화 편향 automation bias'
앞에서 본 브래드퍼드 시의사회와 미국 정부처럼, 컴퓨터가 산출한 정보를 아무 의심 없이 무작정 믿어버리는 경향이다.
깔끔한 데이터를 얻는 대가로 잃는 것들 … 101
라즈쿠마 교수의 언급이 불길하게 느껴진다면, 당연한 것이다. 언뜻 보기에 자율주행차가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운전자에게 주행권한을 넘겨주는 것은 일리가 있는 해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첫 번째, 자율주행차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두 번째,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순간적으로 운전자에게 주행권한을 넘겨준다고 해도, 인간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인간은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자율주행차가 주행권한을 인간에게 넘겨주었을때, 운전자가 어떻게 대응할지 우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또한 컴퓨터가 운전자에게 주행권한을 돌려준다고 해도 그 시점은 매우 극단적이고 해결하기 힘든 상황일 확률이 높다.
위험천만해서 안전해진 거리 스퀘어어바웃
얼 위너의 법칙
"사소한 실수가 발생할 확률을 높임으로써 큰 실수가 일어날 확률을 크게 낮췄다."
인위적으로 모호하게 설계된 스퀘어어바웃에서 운전자들은 이제 예전처럼, 마치 자율주행차를 타는 것처럼 멍하니 앉아 있을 수 없다. 혼돈의 광장은 그들에게 정신을 집중하도록, 복잡한 상황을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상대방을 서로 살피도록 만든다. 이곳은 혼란의 광장이다. 혼란이 유익한 이유다.
03 자율이 효율을 만든다
애플과 교세라의 가장 큰 차이 … 117
기업경영에는 효율을 높이는 5S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5S란 Sort(정리), Straighten(정돈), Shine(청소), Standardize(청결), Sustain(습관화)을 의미한다.
업무의욕을 싹 사라지게 만드는 책상의 비밀 … 122
피실험자들은 자율권을 준 사무실을 좋아한 반면, 깔끔한 사무실과 자율권을 줬다가 박탈한 사무실은 싫어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원들 스스로 자신의 공간을 직접 꾸미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간에 장식이 있는지 없는지 유무는 성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강박적인 자율은 효율이 될 수 없다 … 128
온갖 창조적인 업적의 본산 ‘빌딩20’ … 134
빌딩20은 보기 흉하고 불편했지만 거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곳을 사랑했다. 1970년대 MIT 총장이었던 제롬 위즈너 Jerome Wiesner는 빌딩20을 'MIT 캠퍼스에서 최고의 건물'이라고 했고, 제리 레트빈은 '창의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특별한 영혼이 깃든 건물'이라고 말했다.
"빌딩20은 MIT의 자궁이다. 무질서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하늘에 맹세코 끝없이 많은 것을 생산해낸다!"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비효율은 창조의 어머니 … 139
이러한 혼란 상태는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쌓은 혁신적인 연구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으며, 누구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사실 빌딩20의 무질서한 상태는 무계획과 방치에서 나온 결과였다. MIT는 시대에 뒤쳐진 듯 보이는 학과목, 영향력이 없는 연구소, 돈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 취미에 빠져 사는 오타쿠 학생들, 중요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나 물건은 모두 빌딩20에 처넣었다. MIT에서 가장 유지비가 적게 드는 불편하고 불결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무질서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기이한 협업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빌딩20의 진정한 장점은 디자인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 건물에 입주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건물을 바꿀 수 있다는, 심지어 건물을 망쳐도 괜찮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값싸고 볼품없는 건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는 이 공간이 정말 우리 것이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디자인하고 우리가 관리하기 때문이죠."
효율성을 높이는 공간의 운영권 … 144
창의력은 상사가 지켜보지 않을 때 발휘된다 … 147
괴짜 잡스가 존중했던 한 가지 … 153
"이곳에서 일하는 애니메이터들은 자신이 일하는 공간을 자신의 스타일을 꾸밀 자유가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하도록 장려합니다. 천장에 작은 샹들리에를 매단 분홍색 인형 집에서, 진짜 대나무로 만든 원두막에서, 진짜 돌처럼 보이게 페인트칠을 한 5미터 높이의 스티로폼으로 만든 요새 안에서 일을 합니다."
이보다 무질서한 일터는 없을 것이다.
04 기회를 만들려면 일단 내질러라
더 많은 혼란, 더 많은 기회 … 161
이것이 바로 혼돈전략이다. 예측할 수 없는 맹렬하고 빠른 움직임은 상대방이 보기에 너무나 당황스럽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무질서한 전황을 초래하는 전략으로 롬멜은 계속해서 승승장구했다. 혼란을 헤쳐 나가는 임기응변 측면에서 자신이 적보다 언제나 한발 앞선다고 믿었으며, 또 실제로 대부분 그랬다. 이러한 전략은 전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평범한 수로 상대를 이기는 전술 … 164
야노마미 족에서서는 네 명 중 한 명이 왼손잡이다. 이것이 왼손잡이가 더 폭력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는 오른손잡이에 비해 왼손잡이가 살아남을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이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다.
아마존의 정신 나간 목표가 실현될 수 있었던 이유 … 168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 173
“전진하지 않으면 가만히 두지 않겠음” … 177
상대를 꿰뚫는 트럼프의 우다루프 전략 … 182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전투의 패턴>>이 이토록 주목을 받았을까? 기본적인 내용은, F-86 조종사들이 MiG-15 조종사들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전투 중에 신속하게 전술을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전투의 패턴>>에서 다루는 사례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승리를 거둔 무수한 사례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성공적인 지휘관은 혼란을 이용해 적이 상황을 파악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란은 전장에서 그냥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기이자, 또 의도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무기다.
우다 OODA
Observe (관찰)
Orient (방향설정)
Decide (결정)
Act (행동)
시장이 열리기 전에 그곳에 있어야 한다 … 188
영국군은 롬멜의 부대와는 정반대였다. 빠르고, 재치 있고, 위험을 무릅쓰고, 상황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들기보다는 느리며, 서툴고, 질서정연함을 추구했다. 무엇보다도 즉흥적인 선택을 싫어했다.
"인터넷 기반이 없는 전통적인 기업 또는 특정한 방식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회사들에게 민첩하게 움직이거나 새로운 경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군요. 곧 알게 될 겁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돈을 쏟아 붓고, 스스로 만들어낸 수요를 감당하느라 버둥거리고, 마침내 시장을 지배한다. 아마존은 이러한 패턴으로 계속 성장해 왔다. 끔찍한 혼란을 초래하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아마존의 매서운 결단과 인내는 '둔중한' 경쟁자들을 가차없이 따돌린다. 경쟁자들은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늘 허덕인다.
작은 조직에게 유리한 혼돈전략 … 194
예측할 수 없어서 전술이다 … 199
혼돈전략의 몇 가지 원칙
첫 번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 속으로 돌진하라.
두 번째, 장애물을 만나면 즉흥적으로 길을 찾아라.
세 번째, 속도가 중요하다.
이 세 번째 원칙의 예기 못한, 하지만 필연적인 결론은 기본적으로 팀원이 전체 목표를 공유해서 서로 역할을 조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05 찰나의 기지가 승패를 결정한다
한 번의 말실수로 날아간 5억 파운드 … 209
마틴 루터 킹은 영어를 우아하게 만든 위대한 연설가였다. 언뜻 보기에 그가 위대한 연설가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좋은 교육을 받았고 비범한 재능을 타고났을 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운에 맡기지 않았다. 자신이 내뱉는 한 구절 한 구절을 세심하게 갈고 닦았다.
즉흥적으로 대처하고 위기를 무릅쓰는 것이 그 순간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을 더 잘 전달할 수도 있다. 킹 목사의 이야기, 래트너와 밀리밴드와 페리의 이야기는 세심하게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지만, 즉흥적인 혼란 상황을 포용하는 것이 훨씬 타당하고 바람직한 경우도 있다.
역사상 가장 즉흥적인 걸작 … 215
통제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얻는 것 … 219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이야기의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고, 상황에 맞춰 이야기의 길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원고가 있으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즉흥성은 오히려 상황과 감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각본에 의존하다가는 오히려 통제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속도, 경제성, 유연성은 깔끔하게 정돈된 각본에 비해 즉흥적이고 무작위적으로 대응할 때 명백하게 드러나는 장점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장점이 한 가지 더 숨어 있다.
"창조성은 마법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전혀 마법이 아닙니다. 우리 뇌의 산물일 뿐입니다."
즉흥적이고 인간적인 대응의 힘 … 224
예스행동의 마법 … 231
즉흥연기를 배우러 가면 '예스행동'이라는 것을 몸에 익힌다. 간단히 말해서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하든 그것을 부정하지 않고 무조건 '맞아, 그래서 ...' 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되고 그것에 새로운 것을 더해야 한다. 예스행동은 새로운 대화가 펼쳐질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고 계속 열어두도록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즉흥적인 행동에 능숙해지기 위한 세 가지 방법 … 234
즉흥적인 행동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필요한 것은 역설적으로, 연습이다.
"반성과 긴장은 어떠한 연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연주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자연스럽게 손가락에서 나와야만 한다."
두 번째 필요한 것은 무질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기꺼이 헤치고 나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
세 번째 필요한 요소는 '진심으로 듣는 능력' 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꿈은 아메리칸드림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꿈입니다."
06 창의의 출발은 부수는 데 있다
창의성을 말살하는 가장 쉬운 처방 … 249
우리는 때로 무질서한 상태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고 염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지저분한 방이든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든 아이들이든 대상은 가리지 않다.
혼란은 창조성의 비옥한 토양 … 252
모호전략 Oblique Strategies
그렇다면 훌륭한 알고리즘은 어떻게 말들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가능한 회로배치를 전부 대입해 일일이 확인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죽을 때까지 알고리즘을 돌린다고 해도 해답을 찾아내기 힘들다.
또 다른 방법은 임의적인 배치부터 시작해 거기서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보다 더 나은 것이 바로 브라이언 이노가 썼던 모호전략이다.
'모의 담금질 simulated annealing' 이라는 알고리즘은 무작위 탐색으로 탐색한 결과에 임의적인 변화를 가해, 그것이 이전 값보다 더 나은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어떤 변화가 더 좋은지 판단하기 힘들어지면 그때부터는 사소한 부분을 개선해나가는 일을 시작한다.
'힐클라이밍 hill-climbing'
실리콘칩을 설계할 때 이용하는 '모의 담금질' 방식과 유사하게, 처음에는 무작위로 좌표를 선정한 다음에, 근처의 좌표를 전체적으로 훑는 것이다. 예컨대 사방으로 1미터 정도 떨어진 곳의 좌표를 찍은 다음, 거기서 가장 높은 지점을 골라서 다시 또 주변 1미터 지점을 탐색하고 또 거기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이동한다.
이때 가장 좋은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무작위로 좌표를 찍는 전략과 힐클라이밍 전략을 섞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작위로 좌표를 여러 개 고른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그동안 찾아낸 좌표 중에서 가장 높은 지점을 골라, 그 지점에서 몇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역의 좌표를 무작위로 찍는다. 산에서 벗어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찍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렇게 찾아낸 좌표 중 가장 높은 지점을 골라 마지막으로 힐클라이밍 알고리즘을 적용해 가장 높은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막혔을 땐 흔들어라 … 259
결과는 모든 혼란을 정당화한다 … 263
"창조의 가장 큰 적은 지루함입니다. 그리고 창작의 친구는 긴장이죠. 사람들이 긴장하는 것은 눈앞에 닥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러한 긴장은 언제나 짜릿합니다."
"모호전략 카드가 스릴 있는 것은 우리를 더 혼돈상황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를 쌓아놓지 않는 기업 … 273
3M - '유연한 집중'
우리가 전혀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경우가 많다.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는 두 가지 방법 … 278
"이것저것이 뒤섞인 아이디어는 언제나 나를 매료시킵니다. 엉뚱한 정보조각들을 함께 뒤섞어 놓고 제3의 정보를 찾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지요."
첫 번째 혜택은, 브라이언 이노가 말했듯이 새로운 맥락이 불러일으키는 흥분이 있다.
두 번째 혜택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무의식을 활용해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혜택은 프로젝트 네트워크 안에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또 다른 프로젝트의 쉼터가 된다는 사실이다.
정체된 틀을 깨는 엉뚱한 지시의 효과 … 284
07 무계획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토니 블레어가 빠진 함정 … 289
채점이 필요 없는 분야에 성적을 매기지 마라 … 293
목표를 무시할 때 결과는 개선된다 … 297
진료예약시간을 줄이기 위한 블레어의 정책은 가정의들이 일상적인 예약을 아예 받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학적인 숲 연구는 생물 다양성이 훼손된 지역의 농부들에게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었다. 버지나아 아프가의 신생아 상태를 감별하는 점수는 제왕절개 수술의 만연으로 이어졌다. 진료성적표는 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들에게 심장측관수술을 시행해 고액의 의료비를 환자에게 부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성과를 측정하고자 하고자 할 때마다, 또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때마다 달갑지 않은 놀라운 부작용이 나타났다.
깔끔하게 목표화된 수치가 낳는 문제들 … 303
위험하지만 안전했던 그리스 채권의 비밀 … 306
바젤2는 '위험평가'라는 개념이 운영원리의 핵심에 있었다.
서류상 안전한 자산을 찾아내고자 하는 은행들의 노력은 더 나아가 복잡한 금융공학의 출현을 낳았고, 금융공학은 지극히 위험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론)을 묶어 이론상으로 안전하다는 딱지를 붙일 수 있는 파생상품을 만들어냈다.
금융위기 이후 이 규제는 다시 업그레이드되었다. 바젤3는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다. 바젤3는 바젤2보다 훨씬 보수적이며 더 복잡하다. 문서의 두께도 바젤2의 두배 정도로 두꺼워졌다.
바젤2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목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고 부정한 속임수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복잡하고, 더 예측불가능한 속임수를 낳을 뿐이다.
위험할수록 단순한 규칙이 효과적이다 … 312
"더욱 정교하게 위험을 계량화하려는 시도가 전혀 소용이 없거나 심지어 더 나쁜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가장 탁월한 평가기준을 만드는 법 … 318
무엇이 시험에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그저 열심히 모든 것을 다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결국 바젤의 두꺼운 규정집도, 단순한 경험법칙도, 정답이 아니다. 대신 다양한 경험법칙을 고려하면서 상황에 따라 어떤 법칙을 적용할지는 모호하게 남겨두어야 한다.
규정이 모호할수록 감독기관이 지나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시험이든 시험주체를 제한하는 수업계획서, 꾸준한 흐름을 보여주는 지난 시험들의 기출문제들, 실태를 점검하는 외부감독관, 시험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등 충분한 보호장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시스템을 만드는 ‘예상치 못한 질문’ … 324
아무리 어려운 시험도 누구나 커닝페이퍼를 가지고 시험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전혀 어려운 시험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예기치 못한 방향에서 던지는 단순한 질문이 훨씬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08 다양성이 곧 생존의 힘이다
질서정연한 숲은 일찍 죽는다 … 329
자연상태에서 무질서상태는 '건강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것은 숲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대변 세균 치료법 … 332
그렇다면 우리 몸에 미생물은 왜 자꾸 사라지는 것일까? 가장 확실한 주범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항생제다.
두 번째 요인은 강력세제와 손소독제의 빈번한 사용이다. 이러한 청결제들은 나쁜 세균을 없앨 뿐만 아니라 유익한 세균까지 죽인다.
세 번째 요인은 제왕절개 수술의 증가다.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난 아기들이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비율이 높다는 통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이다.
마지막 네 번째 요인은 미생물유전체 중 일부만 엄마에게서 딸에게로 유전된다는 사실이다.
울창한 숲과 같은 다양성의 경제 … 339
다양성과 정교함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다양한 경제구조를 갖춘 나라들은 대개 부유하다. 물론 부유하면서 전문화된 경제구조를 갖춘 나라들도 있다. 오늘날 중동의 산유국가들이나 과거 농업에 기반해 번영한 우루과이나 아르헨티나가 그런 나라들이다.
다양성을 갖춘 독일의 숲처럼 다양성을 갖춘 경제는 문제가 생겨도 금방 회복한다.
다양성을 방해하는 두 가지 강박 … 347
그 첫 번째 힘은 인간의 본성에 깊이 배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향으로, 사람들이 물과 기름처럼 자꾸만 서로 구분하고 분리하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힘은 첫 번째 힘보다는 좀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모든 것을 깔끔히 정리하고 싶어하는 관료주의적 욕구다.
깨진 유리창 이론의 이면 … 354
깨진 유리창 이론은 그럴듯해 보인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그럴듯해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깨진 유리창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이야기의 논리는 너무도 허술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무질서는 크게 물리적인 측면(ex: 낙서, 폐기된 차량, 쓰레기, 깨진 유리창, 맥주병, 버려진 콘돔), 사회적 측면(ex: 부랑자, 거리의 매춘부, 마약거래, 길거리음주, 비행청소년), 구조적 측면(ex: 빈집, 판자로 막은 상가건물)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연구팀은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자 평가한 것을 교차 검토했다. 중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거리의 시각적인 무질서 수준을 평가한 것이다.
그들이 도시의 무질서를 시각적으로 평가할 때 작동한 진짜 기준은 실제 거리의 무질서 정도가 아니라, 가난한 동네인가 아닌가, 흑인이 사는 동네인가 아닌가 하는 판단이다.
나약함의 씨앗이 되는 다양성의 파괴
09 ‘메시’가 최고의 팀을 만든다
팀 내 헌신도를 끌어올리는 고립전략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하다
결속형 사회자본과 교량형 사회자본
결속형 사회자본 bonding social capital: 외부의 유혹을 차단하고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원끼리 서로 온전히 집중하는 것. 새로운 소식을 전하며 네트워크를 형성 이러한 협업을 '교량형 사회자본 bridging social capital' 이라고 한다.
'결속형'은 깔끔하게 정돈된 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어떻게 뭉치고 대립하는가
다양성이 재능을 능가한다
"사례는 얼마든 더 찾을 수 있다. 다양성이 있는 조직이 훨씬 생산적이며, 구성원이 다양한 이사회가 훨씬 나은 결정을 내린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은 다양성이 매우 높다."
외부인의 효과는 매우 컸다. 외부인이 참여한 집단의 75퍼센트가 주어진 시간 안에 정확한 답을 찾아낸 반면, 친구들로만 구성된 집단은 54퍼센트, 혼자 문제를 푼 경우에는 44퍼센트만 정답을 찾아냈다
‘좋아요’ 버튼의 아이러니
작은 대학에서는 구성원의 스펙트럼이 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과 친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한 관계가 훨씬 돈독했다. 작은 대학에서 사귄 친구가 큰 대학에서 사귄 친구보다 훨씬 가까웠고, 우정도 훨씬 오래갔다. 학교가 크면 선택권도 넓어져 자신과 닮은 사람을 찾는 것도 쉬워진다.
성과형 네트워크를 만드는 네 가지 방법
사람들 간의 혼란과 무질서상태를 표용하고자 한다면, 안전지대 속에 똘똘 뭉친 결속형 집단을 교량형 집단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브라이언 이노의 '모호전략'과 비슷한 작전을 팀에 적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다양한 팀이 모여 탁월한 컴퓨터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추적한 드반, 스타크, 베드레스의 연구에서 유추한 방법으로, 여러 팀을 이어주는 '린치핀 linchpin'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세 번째, 긴장이 주는 이점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충돌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인내하며 사람들을 조율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협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방울뱀과 독수리 팀의 극적인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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