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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코로나 사피엔스"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by 욕심쟁이77 202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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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 생태와 인간_ 최재천

“바이러스 3~5년마다 창궐한다”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5년, 3년, 어쩌면 1년. 바이러스 창궐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어떻게 행야 하는가. 문제는 생태계 파괴. 결국은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함이 부른 참사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화학백신만이 답이라고 말하지만 앞으로 매년 바이러스가 우리를 공격한다고 가정할 대 백신이 개발되는 것은 이미 바이러스가 유행한 후 이들이 죽고, 경제와 사회가 무너진 후일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생태백신, 행동백신 궁극적인 답이라 말한다. 지금부터라도 자연과 절제된 접촉을 하고, 생태를 경제 활동의 중심에 두는 생태중심적 기업이 대거 등장해야 한다는 것. 코로나 19 위기로 문명의 근간이 흔들리는 재앙 앞에서도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인류는 '현명한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 학명을 박탈해야 할지도 모른다.

● 뉴노멀 New normal

뉴노멀이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을 의미한다. 경제 위기 이후 5~10년간의 세계 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으로,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등장한다.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규제강화, 미국의 경제 역할 축소 등이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세계경제에 나타날 뉴노멀로 논의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 년간 세계 경제가 3퍼센트 이상 성장해온 시대를 오래된 표준, 올드 노멀 Old normal 이라고 한다면 이제 세계경제는 뉴노멀 환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계산을 이제 드디어 사람들이 할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이 생긴 겁니다. 몇 년마다 한 번씩 이런 대재앙에 휘둘릴 수는 없어요. 생태적 전환만이 살 길이에요.

포스트 코로나[2] 경제의 재편_ 장하준

“1929년 같은 대공황 온다”

세계 경제는 어떻게 리셋되는가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과감하게 돈을 풀어야 할 때다. 단 금융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고용 유지와 소득 보전에 쏟아부어야 한다. 이것이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바의 핵심이다.

전 세계 인류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8년 위기 때 제대로 개혁을 하지 못했고, 어그러지고 텅 빈 채로 또 다른 형태의 인류적 위기에 직면했다. 성장중심주의의 경제 질서를 재편하라. 생명, 공공, 복지가 중심이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받아들여라.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기존의 경재체제를 정상화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역량을 사람을 살리는 경제, 인간을 위한 복지에 쏟아야 할 때다.

옛날처럼 그냥 막연하게 돈을 푸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사람들이 깨달은 거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도 돈을 풀었는데, 그 돈이 금융기관에만 유입됐고 실물경제에는 돈이 흘러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을 줘야 한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모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게 결국 목표인데 말입니다. 주객이 전도된 그런 가치관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됐습니다.

포스트 코로나[3] 문명의 전환_ 최재붕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는다”

포노 사피엔스 문명은 어떻게 가속화되는가

4차 산업혁명은 코로나 19사태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인류의 생활 공간이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것은 언택트(비대면), 즉 오늘날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방안과도 일치한다. 팬데믹 쇼크는 오늘 멈추지 않는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대창궐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포노 사피엔스들의 생각의 표준이 확연히 다름을 확인했다. 어차피 디지털 문명은 '정해진 미래'임을 기억하자. 최재붕 교수는 이제 인류의 문명을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전향하자고 말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완전히 달라진 세상의 표준을 기존 사회에 접속하는 것. 글로벌 펜데믹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포노 사피엔스의 문명을 더욱 가속화하여 모두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뿐이다.

● 언택트 Untact

접촉 contact을 뜻하는 언un 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계로 메뉴를 주문하는 기오스크나 VR(가상현실) 쇼핑, 챗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판매원이 소비자와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언택트에 해당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표준이 달라지면 생기는 변화입니다. 그래서 정부 역시 '어차피 디지털 문명은 정해진 미래다' 이렇게 생각하고 정책의 표준을 바꾸자는 겁니다. 바이러스가 다시 온다는데 언택트 서비스를 하지 말라고 규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포노 사피엔스의 문명을 적용하니 길이 열린 거죠. 없어지는 일자리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문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야 수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거죠.

포스트 코로나[4] 새로운 체제_ 홍기빈

“지구 자본주의 떠받들던 4개의 기둥 모두 무너져”

만들어진 미래 아닌, 만들어야 할 미래는 무엇인가

산업의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 모든 것이 무너졌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지구적 자본주의 문명을 떠받쳐온 4개의 체계가 흔드리면서 문명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세계는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옛날 같은 지구, 옛날 같은 가치사슬은 없다. 금융이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 또한 달라진다. 어떤 역사에도 없는 새로운 길을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홍기빈 소장은 이토록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미래를 대하는 방식은 '결단'이라 말한다.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대안적 질서와 체제를 제대로 구현할 기회인지도 모른다.

지금 경제가 어떤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상황을 잘 활용해서 새로운 담론과 운동을 강하게 일으켜야 합니다. 무한한 경제 성장이 아닌 인간과 자연과 사회 모두가 좋은 삶. 이러한 방향으로 경제를 전환하자는 거지요.

포스트 코로나[5] 세계관의 전복_ 김누리

“자본주의가 무너지거나, 자본주의가 인간화되거나”

세상을 향한 거대 프레임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야수자본주의에 안녕을 고하라. 미국 중심의 세계관을 폐기하라. 코로나19 사태는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세계를 바라보는 프레임마저 바꿔놓았다.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이 당연한 게 아니고, 견고해 보이던 것이 견고하지 않았다.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미국은 의료, 사회 등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야 우리는 수십 년간 우리 눈을 덮어온 굴절렌즈를 벗고 냉정하고 차가운 프레임으로 미국과 세계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되었다.

야수자본주의의 성난 본성 또한 달라졌다. 김누리 교수는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는 방식으로 자본주의가 인간화되지 않으면 우리에게 22세기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화해할 수 있는 희망적 대안물을 찾아나서야 할 때다.

우리에 대해서 좀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생각하는 게 미국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상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거의 없었거든요.

첫 번째는 자본주의를 폐기하거나, 두 번째는 자본주의를 인간화하는 겁니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자본주의가 작동한다면 저는 22세기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트 코로나[6] 행복의 척도_ 김경일

“사회가 강요한 원트로는 버텨낼 수 없다”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분노가 아니라 불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리의 감정은 정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김경일 교수는 불안은 정확한 사실로 잠재울 수 있으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오직 투명한 공개시스템뿐이라 말한다.

인간은 무한 욕망을 추구하는 사이클에 같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 이후, 행복의 척도는 바뀔 것이다. 적정한 기술이 최고의 기술보다 중요하듯, 적정한 행복이 무한한 욕망보다 우선시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원트가 아닌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면서, 더 적은 것을 가지고 적정 기술로 공존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이다. 이것은 이번 사태의 결과임과 동시에, 넥스트 코로나가 또다시 찾아왔을 때 인류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생존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불안이지 분노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금 코로나 때문에 '분노'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거잖아요. 그런데 불확실함은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충분히 해소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우리는 이것도 가져야지, 저것도 가져야지, 하면서 끝없는 만족감의 사이클을 돌았어요. 그러다 이번 사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자기만의 라이크가 생긴 거예요.

적정 기술이 인류에게 가장 행복한 기술이라는 말이 있죠. 적정한 삶과 적정한 기술, 적정한 행복감이 어디인지, 그 점근선을 찾아가는 계기를 우리가 이번에 만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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