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괴적 기술: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다
굿이어, 제록스, 뷰사이러스이리, 디지털 이큅먼트는 모두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었으나 기술이나 시장이 크게 변할 때 선두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놀랍다. 그러나 실패 원인은 더욱 놀랍다. 거기에 따르면 성공적인 기업들이 현재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활용하는 절차 자체가 시장을 변화시키는 기술이 등장할 때 그들을 대단히 취약하게 만든다.
산업을 혁신시킬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 등장할 때 기존 기업들은 대개 해당 기술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주류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고, 기대 수익이 대기업의 비용 구조를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신기술은 최고 고객들에게 지금 인기를 끄는 기술에 밀려 간과된다. 이때 다른 기업이 나타나 새로운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킨다. 파괴적 기술이 이 시장에서 자리잡으면 소규모 혁신이 해당 기술의 성능을 빠르게 개선한다. 그에 따라 주류 고객들이 중시하는 속성을 갖추게 된다.
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승리로 이어지는 신속한 외통수와 비슷하다. 신기술은 기존 시장에 침입한다. 고정비가 많이 들고 이윤을 많이 남겨야 하는 기존 기업들이 잠에서 깨어나 커피 향기를 맡을 무렵이면 이미 그 경쟁우위를 당해낼 수 없다.
실행방법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념의 구분이다.
- 존속적 혁신 Sustaining Innovation 은 꾸준히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다.
-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 은 대개 현재 고객들에게 중요한 여러 측면과 더불어 성능을 희생시키는 대신 (아직) 중시되지 않는 다른 속성들을 제공한다. 이 새로운 속성들은 완전히 다른 시장을 열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니의 초기 트랜지스터라디오는 음질을 희생시켰지만 휴대용 소형 라디오 시장을 새롭게 열었다.
주류 고객에게 계속 초점을 맞추는 전략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파괴적 기술을 간과하기 쉽다. 그 결과는 단지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훨씬 파국적일 수 있다. 1976년에 존재하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전문 기업 중 지금 남아 있는 업체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이 점을 말해준다.
기존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을 놓치지 않으려면 보다 소소한 규모로 혁신을 파악하고 육성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소규모 주문도 의미를 지니고, 모호한 시장도 성장할 시간을 얻는다. 또한 고정비가 충분히 낮아 일찍 이익을 낼 수 있다. 다음은 이를 위한 4단계 지침이다.
1. 기술이 존속적인지 파괴적인지 파악하라. 마케팅이나 재무 인력이 아니라 기술 인력에게 어떤 기술이 시장을 혁신할 잠재력을 지녔는지 물어보라.
2. 파괴적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을 정의하라. 존속적 기술만 신경 쓰는 최고 고객들에게는 이 질문을 던지지 마라.
3. 파괴적 기술을 위한 초기 시장을 찾아라. 시장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 전통적인 시장조사로는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제품과 시장을 대상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반복적으로 실험을 하라.
4. 파괴적 기술을 독립적으로 관리하라. 파괴적 기술이 성공하려면 회사의 자원을 놓고 기존 제품과 경쟁시키지 말아야 한다.
2. 파괴적 변화의 도전에 대한 대응
왜 혁신에 성공하는 기존 기업이 적을까? 예를 들어 수백 개의 백화점 중 데이턴 허드슨만 할인 유통 부문 선도업체가 되었다. 또한 미니컴퓨터 기업 가운데 개인용 컴퓨터 사업에서 성공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
왜 그럴까? 대다수 기존 기업은 넉넉한 재원과 유능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들은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신사업이 직면할 난관이 아니라 과거의 난관에 맞게 설계된 조직 구조(예를 들어 기능 팀)을 활용한다.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살펴야 한다.
- 혁신을 뒷받침할 올바른 지원을 지녔는가? 기존 사업을 뒷받침하는 인력, 기술, 제품 설계, 브랜드, 고객 관리 및 공급업체 관리 같은 자원은 신사업에 필요한 자원과 일치하는 경우가 드물다.
- 혁신에 필요한 올바른 절차를 지녔는가? 기존 사업을 뒷받침하는 의사결정 규칙, 조율 패턴 같은 절차는 신사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
- 혁신에 필요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녔는가? 신사업을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살펴보라. 예를 들어 이윤이 재무 기준에 못 미칠 만큼 낮으면 용인할 수 있는가?
- 어떤 팀 혹은 어떤 구조가 혁신을 가장 잘 뒷받침할 것 같은가? 혁신 프로젝트에 전념할 팀을 사내에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별도로 독립된 조직을 만들어야 할까?
혁신을 이루는 데 적절한 팀과 조직 구조를 선택하고 올바른 자원, 절차, 가치관과 결합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실행방법
혁신에 맞는 올바른 구조를 선택하는 방법
혁신의 성격 |
적절한 조직 구조 |
조직 운영 방식 |
이유 |
기존 가치관 및 절차에 잘맞음 |
여러 사안에 순차적으로 대응하는 기업 팀 혹은 복수의 사안을 동시에 처리하는 경량급 팀 |
기존 조직 내 |
혁신의 성격이 기존 가치관 및 절차에 자맞으므로 새로운 역량이나 조직 구조가 필요 없음 |
기존 가치관에는 잘 맞으나 기존 절차에는 맞지 않음 |
성패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혁신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중량급 팀 |
기존 조직 내 |
혁신의 성격이 기존 절차에 맞지 않으므로 여러 개인 및 집단 사이에 새로운 유형의 조율이 필요함 |
기존 가치관에는 맞지 않으나 기존 절차에는 잘 맞음 |
성패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혁신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중량급 팀 |
개발은 기존 조직내에서, 상업화는 독립된 조직에서 |
개발은 기존 절차를 활용해 사내에서 진행하고, 상업화는 낮은 이윤에 다른 비용 구조같은 새로운 가치관을 따르는 독립된 조직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음 |
기존 가치관 및 절차와 맞지 않음 |
성패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혁신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중량급 팀 |
분사 조직 및 인수 조직 |
분사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다른 가치관 및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 있음 |
3. 마케팅 부진: 원인과 해법
해마다 3만 종의 신상품이 쏟아진다. 그중 90퍼센트는 실패한다. 왜 그럴까? 잘못된 시장 세분 방식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고객의 유형에 따라 시장을 나누고, 해당 세분 시장에 속한 전형적인 고객의 필요를 정의한다. 그러나 실제 인간은 통계적인 평균 고객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전보다 개선된 신제품이 실제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목하는 경우가 많다.
더 나은 방식은 '전형적' 인 고객을 이해하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려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소비자들이 그 일을 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품 및 서비스로 목적성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페덱스는 '물건을 다른 곳으로 최대한 빠르게 보내는' 일을 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했다. 이 서비스는 우편이나 다른 배달 서비스보다 훨씬 편리하고, 안정적이며, 저렴하기 때문에 전 세계 기업들이 애용하기 시작했다.
분명한 목적성을 지닌 브랜드는 양면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 한 면은 고객들을 올바른 제품으로 이끌고, 다른 면은 디자인, 마케팅, 광고 인력들의 새로운 제품 개발 및 마케팅 과정을 이끈다. 그 결과는 고객들이 꾸준하게 사용하는 제품과 회사에 지속적으로 수익성 있는 성장을 안기는 브랜드다.
실행방법
목적성 브랜드를 구축하고, 유지하고, 확장하려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필요하다.
고객의 행동 관찰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관찰하고 인터뷰해 고객이 어떤 과제를 수행하려 하는지 파악한다.
그런 다음 그 과제를 더 잘 수행할 개선된 신제품을 구상한다.
예: 한 패스트푸드 회사는 밀크셰이크 매출을 늘리고 싶어 한다. 고객들의 구매 양상을 분석한 결과, 고객들이 아침에 급히 밀크셰이크를 사서 차로 가져가는 경우가 40퍼센트에 달했다. 또한 인터뷰 결과를 보면 대다수 고객이 밀크셰이크를 사는 이유는 통근길에 지루함을 덜거나, 점심때까지 배고픔을 달래거나, 한 손을 이용해 깔끔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들은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뎌러 아이디어에 영감을 주었다. 예를 들어 밀크셰이크 기계를 카운터 전면으로 옮기고 충전식 구매 카드를 판매해 고객들이 느린 드라이브스루 창구를 피하고 직접 밀크셰이크를 살 수 있도록 했다.
광고를 통한 제품과 과제 연계
광고를 활용해 제품이 수행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밝히고 제품에 목적을 강조하는 명칭을 부여하면 소비자들이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필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이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필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 유니레버 아시아 사업부는 회사원들이 늦은 오후에 활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전재레인지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수프를 기획했다. 수피 스낵으로 불린 이 제품은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름을 수피 스택스 - 4:00로 바꾸고 축 처져 있던 사람이 이 제품을 먹은 후에 기운을 회복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내보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이 "나도 4시가 되면 저래!"라고 공감하면서 매출이 급등했다.
목적성 브랜드 확장
치석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입 냄새를 없애며, 미백 효과까지 내는 치약처럼 목적성 브랜드를 다른 과제까지 수행하는 제품으로 확장하면 오히려 고객들이 혼동을 일으켜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앓는다.
브랜드를 확장할 때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 일반적인 과제에 대응하는 다른 제품을 개발한다.
소니는 소비자들이 '번잡한 세상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여러 세대의 워크맨을 출시했다.
- 연관성을 지닌 새로운 과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목적성 브랜드를 만든다.
매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원래 대규모 모임을 위한 종합 서비스 시설을 중심으로 구축된 브랜드를 유형별로 확장했다. 새로 만든 목적성 브랜드는 기획 의도에 맞는 이름으로 불렸다. 예를 들어 코트야드 매리어트는 출장 온 고객들이 저녁에 업무를 볼 수 있는 깨끗하고 조용한 호텔을 위한 브랜드다. 반면 레지던스 인은 장기 여행자들을 위한 브랜드다.
목적성 브랜드를 확장하는 두 가지 방식
4. 혁신 저해 요소: 재무적 수단이 혁신 역량을 저해하는 양상
대다수 기업이 혁신을 이루는 수준은 고위 경영진이 원하는 수준(혹은 홍보물에서 주장하는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무엇이 혁신을 가로막을까? 일반적인 피의자들이 있지만 우리는 세 가지 재무적 수단을 핵심 공범으로 지목한다. 우선 흔히 활용되는 할인 현금 흐름과 순 현재 가치는 투자를 진행하는 데 따른 실질적인 수익과 혜택을 과소평가한다. 대다수 경영진은 혁신에서 얻는 현금 흐름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얻는 현금 흐름을 비교한다. 투자를 하지 않아도 회사의 현재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경쟁사들의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재무적 성과가 줄어든다. 또한 고정 비용과 매몰비용에 대한 통념은 도전자들에게 부당한 우위를 제공하고 그 공격에 대응하려는 기존 기업들에 족쇄를 채운다.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하고 새로운 영업망 및 유통망을 개발하는 비용을 꺼리는 기존 기업의 경영진은 대신 기존 브랜드와 영업망 및 유통망을 활용한다. 반면 신생 기업은 새로운 브랜드와 영업망 및 유통망을 만든다. 기존 기업에 주어진 난관은 도전자가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많이 쓰는 대안과 적게 쓰는 대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과 뒤이은 주주 가치 창출의 주된 동력으로서 단기 주당 순이익에 집중하는 태도는 혁신을 통한 장기적인 성장 기회에 대한 투자를 억제한다.
이런 수단과 개념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데 그들을 활용하는 방식이 성공적 혁신을 가로막는 구조적 편견을 초래한다. 우리는 경영자들이 미래 가치를 훨씬 날카롭게 파악하는 관점을 통해 혁신을 이루도록 돕는 대안들을 추천한다.
할인 현금 흐름의 함정
5. 사업 모델 재구성
애플은 좋은 기술을 세련된 디자인에 담는 것 이상의 똑똑한 일을 해냈다. 다시 말해 좋은 기술을 뛰어난 사업 모델에 담아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산업 판도를 바꿀 만한 편의성을, 애플에 기록적인 이익을 제공했다.
뛰어난 사업 모델은 산업을 재구성하고 눈부신 성장을 안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사업 모델을 혁신하는 일에 애를 먹는다. 경영자들은 언제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기존 사업 모델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할지 판달할 때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고려한다.
1. 기존 사업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든 요인을 파악한다. 예를 들어 고객들을 위해 어떤 문제를 해결해 주는가? 회사에 어떻게 돈을 벌어다 주는가?
2. 상대하기 힘든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처럼 사업 모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신호를 포착한다.
3. 사업 모델을 재구성하기 위해 노력할 가치가 있는지 확인한다. 새 사업 모델이 산업이나 시장을 바꿀 수 있을 때만 혁신을 추진한다.
실행 방법
현재 사업 모델을 이해하라.
성공적인 사업 모델은 세 가지 요소를 지닌다.
- 고객 가치 제안: 다른 제품은 대응하지 못하는 구체적인 '과제'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예: 마이 뉴트 클리닉 쓰는 간단한 치료를 간호 인력에 맡겨 예약하지 않아도 바로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 수익 공식: 매출 모델, 비용 구조, 이윤, 재고 순환 같은 요소들을 통해 회사를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
예: 타타 그룹에서 만든 나노는 저가로 팔려도 이익을 남긴다. 비용을 줄이고, 낮은 이윤을 수용하고, 신흥 시장의 첫 구매자라는 목표 시장에 대량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 핵심 자원 및 절차: 목표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인력, 기술, 제품, 시설, 장비, 브랜드와 함께 이 자원들을 활용하는 절차(훈련, 제조, 서비스)를 갖춘다.
예: 타타 모터스는 나노의 수익 공식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설계, 제조, 유통 방식을 재구성했다. 또한 부품의 85퍼센트를 외주로 돌리고 거래비용을 낮추기 위해 납품업체 수를 60퍼센트 가까이 줄이는 등 조달 전략을 바꿨다.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한 때를 파악하라.
다음과 같은 경우는 대개 사업 모델의 변화를 요구한다.
기회의 내용 |
사례 |
기존 해결책이 너무 비싸거나 복잡하다고 여기는 대규모 집단의 필요에 대응 |
나노를 통해 신흥 시장의 저소득층 소비자들도 차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타타 모터스 |
신기술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시장에서 기존 기술 활용 |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된 기술을 상업용으로 개발 |
과제 중심 관점을 기존 시장에 적용 |
다른 서비스보다 빠르고 믿을 수 있는 방식으로 물건을 보낸다는 고객의 '과제'를 충족하는 데 집중한 페덱스 |
필요의 내용 |
사례 |
저가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는 신생 업체의 도전 저지 |
한 세대 전에 저비용을 앞세운 소형 철강사의 도전에 직면한 일관 제철소들 |
경쟁 상황의 변화에 대응 |
'충분히 쓸 만한' 저가 제품을 앞세운 신생 기업들에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판매에서 대여로 방향을 바꾼 전동공구 제조사 힐티 |
6. 신인수 합병 지침서
인수합병은 대부분 실패한다. 인수에 나선 기업이 무엇을 인수하는지 그리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인수를 위한 좋은 방법이 있다.
경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냥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면 강점을 더해줄 자원을 보유한 회사를 사들여야 한다. 그런 다음 해당 자원을 기존 사업으로 끌어들이고 피인수 사업은 최종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이때 과도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업을 재구성하려면 기존 사업 모델을 보완하거나, 확장하거나, 대체할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자본을 비롯해 최고의 자원을 피인수 기업에 투입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 성공을 거두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으므로 금액을 후하게 지불해도 된다.
7. 돈이 생길 곳으로 달려가라
위대한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는 퍽이 갈 곳으로 미리 달려가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사업 성공의 관건도 마찬가지다. 모든 기업이 앞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힘들게 달려가도 '퍽'이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IBM의 사례를 보면, 1980년대 초 전성기를 구가하던 IBM은 컴퓨터 시스템 설계와 조립이라는 기존 수익원을 고수하고 프로세서 칩과 운영체제를 각각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외주로 맡겼다.
덕분에 두 기업은 돈이 생길 곳으로 나아가 상당한 이익을 챙겼고, 반면에 IBM은 10년에 걸친 쇠퇴기를 겪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을 피할 수 있을까? 산업이 변하는 양상을 파악하려면 통찰력을 발휘해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
- 산업이 성숙함에 따라 이익이 어디로 이동할지 예측한다.
-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자원을 집중한다.
실행 방법
가치사슬이 진화하는 양상
산업과 그 제품이 성숙함에 따라 가치사슬은 예측 가능한 양상으로 진화한다.
- 1단계: 긴밀한 결합
초기 제품의 기능성은 아직 핵심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예를 들어 초기 메인프레임 컴퓨터는 성능이나 속도가 충분치 않았다.) 기업들은 성능 경쟁을 통해 가장 까다로운(그리고 가장 수익성 좋은) 고객들을 위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한다.
기업들은 또한 제품의 구성요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개발 및 통합하고, 독자적인 상호의존적 제품 아키텍처를 활용하면서 기술적 한계를 밀어붙인다. 규모가 크고 수직적 통합을 이룬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 모든 사업부가 한 지붕 아래에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최종 사용자를 위한 제품은 가치사슬에서 가장 수익성 있는 지점을 이룬다.
예: 통신사들은 여전히 전화선을 통한 고속 인터넷 시장을 지배한다. DSL 제공 업체와 통신사 사이에 예측할 수 없는 상호의존성이 너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존 통신사들은 전체 가치사슬을 포괄함으로써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 2단계: 분화
기업들이 가장 까다로운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려 애쓰는 가운데 제품 성능이 주류 고객의 필요를 앞지르는 수준에 이른다. 이때 파괴적 기업이 덜 까다로운 시장에 진입해 유연하고 저렴한 맞춤식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해 기존 기업을 대체한다.
예: 1990년대에 컴퓨터의 성능이 소비자의 요구를 뛰어넘으면서 경쟁력의 원천을 속도, 편의성, 맞춤화로 이동시켰다. 델 컴퓨터는 하부 시스템 외주, 맞춤식 조립, 신속한 배달,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구성된 시기적절한 사업 모델을 앞세워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흐릿한 연결고리
산업이 계속 성숙함에 따라 가치사슬에서 가장 수익성 있는 지점이 최종 사용자를 위한 제품에서 아직 기술적으로 상호의존적인 내부 아키텍처를 지닌 부품과 하부 시스템으로 옮겨간다.
이 단계에서 성공적인 기업들은 모든 것을 재설계하기보다 정상급 납품업체에서 조달한 최고 부품들을 조합해 고객의 필요를 충족한다. 그에 따라 부품과 하부 시스템 간에 상호의존성이 생겨난다.
승자는 누구?
제품의 아키텍처가 상호의존적이고 독자적인 기술로 제조될 경우에는 경쟁자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 그래서 해당 산업의 가치사슬에서 상호의존적인 연결고리를 장악한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한다.
이 연결고리를 통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산업이 성숙한 분화 단계를 거칠 때 갈수록 상호의존적인 아키텍처로 하부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에 자산 집약적인 사업을 외주로 맡기지 마라. 대신 사업 운영 절차를 유연하게 연결하고 분리하라. 과거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은 IBM은 이제 공개시장을 통해 기술, 부품, 하부 시스템을 판매하면서 통합적 가치사슬을 분해하고, 고가의 시스템 통합 사업을 추진한다. 이처럼 가치사슬에서 수익성 좋은 지점으로 달려가려면 복잡하고 비표준적인 통합이 필요하다. 현재 IBM은 인상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8. 파괴에서 살아남기
모든 혁신의 미사일이 당신의 회사에 직접 혹은 당장 맞은 것은 아니다. 한동안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혁신이 일어나는 경우 앞으로 핵심 사업을 이끌 올바른 경로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괴적 기업이 지닌 우위와 함께 당신의 회사가 지닌 우위를 파악하고 앞으로 파괴적 기업이 이 우위를 얼마나 쉽게 극복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파괴적 역학에 대한 새로운 통찰은 파괴적 기업의 우위가 확장 가능한 핵심, 즉 더 많은 고객을 찾아 상위 시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아주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반면 당신의 회사가 지닌 우위는 고객이 원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당신의 회사가 이 과제를 더욱 잘하도록 사업 모델을 조정하는지와 파괴적 기업이 근본적 장벽을 넘어서는지에 의해 좌우된다.
9. 파괴적 혁신이란 무엇인가: 20년 후 살펴보는 파괴적 혁신 이론의 현재
문제
'파괴적 혁신'이라는 개념은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잘못된 이해와 적용으로 유용성을 잃을 위험이 생겼다.
대응
파괴적 혁신의 권위자들이 이론의 핵심과 원칙과 20년에 걸친 발전 그리고 그 한계를 다시 조명한다.
결론
예를 들어 우버 사업이 파괴적 혁신에 해당하는질 여부가 중요할까? 중요하다. 그 진정한 속성을 모르면 혁신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10. 냉철한 경영자들이 경영 이론을 신경 써야 하는 이유
당신에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 예를 들어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이직률이 높아지거나, 제품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당신이 접한 경영 서적, 논문, 컨설팅 보고서는 의사결정의 탈 집중화나 수직적 통합 혹은 핵심 역량에의 집중이나 사업 영역 확대처럼 상반되는 조언들로 가득하다.
각각의 전략은 나름대로 유망해 보이며, 인상적인 성공담들을 수반한다. 그러나 상반되는 전략들을 어떻게 길러내야 할까? 흥미로운 이론을 적용하려고 시도하다가 파국적인 결과가 생기면 어떻게 할까? 어떤 경영 이론은 신뢰할 수 있을까?
문제는 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이론이라도 여건이 다른 기업에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루슨트가 더 간결하고, 더 신속하며, 더 대응력이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탈 집중화를 실행했을 때 파국적인 결과가 나왔다. 비용이 급증하고, 서비스가 부실해지고, 고객의 불평이 쏟아졌다. 왜 그럴까? 탈 집중화는 모듈화된 자족적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유연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루슨트의 고객들은 대규모 통신망을 운용했으며, 상호의존적 요소들로 구성된 복잡한 시스템 설루션을 요구했다. 이런 조건에서 탈 집중화는 시스템을 설계, 판매,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조율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경영 이론에 대한 안목을 갖춰 여건에 맞는 전략을 고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합당한 경영 이론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누가 제시한 주장이든 날카롭게 평가해야 한다.
실행 방법
이론이 개발되는 양상
이론이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준다. 합당한 이론은 예측에 도움을 주며('X를 하면 Y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를 해석해 준다('지금 이러이러한 일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일어나고 있다'). 연구자들은 폭넓은 상황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양상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가설을 다듬어 이론을 개발한다. 이 과정은 3단계를 거친다.
- 현상 관찰
예를 들어 성공한 다양화 전략을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소수의 성공 사례를 찾아내고, 공통된 관행을 파악하는 데 그쳐야 한다. 해당 관행이 모든 기업에 통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부실한 이론적 토대를 놓는 위험이 생긴다.
- 범부 분류
예를 들어 수직적 다양화 전략과 수평적 다양화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절차는 복잡한 현상 사이에 존재하는 의미 있는 차이를 조명한다.
- 가설 수립
이론이 하는 일
합당한 이론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
- 정확한 인과성 분석
연관성과 인과성은 다르다. 예를 들어 성공한 일부 기업이 창업 투자에서 자금을 조달했다고 해서 그 덕분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있으나 창업 투자 자금이 성공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파악하기 전에는 인과 기제를 정확하게 포착할 수 없다. 그대까지는 단순한 속성이나 특성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론으로 발전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 예측성 진전
이론을 통해 결과 이면에 놓인 원인과 함께 그 인과 기제가 성공으로 이어지는(혹은 이어지지 않는) 상황을 파악할 때 예측성이 높아진다.
- 실패 요인 분석
기업이 이론을 충실히 따랐는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실패담'은 현상을 더욱 자세히 분석하고 이론을 보완해 타당성을 높일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특수성을 무시한 만능 전략을 권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준다.
이론에 대한 안목
합당한 이론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 어떻게 해야 부적절한 이론을 피할 수 있을까? 다음은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지침이다.
- 모든 것을 혁신이라고 촉구하는 논문이나 책을 주의하라. 어떤 통찰도 모든 회사가 처한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는 없다. 어디서, 언제, 왜 변화가 필요한지 알아야 하는 동시에 바꾸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
- 속성이나 특성을 기준으로 여러 현상을 분류하는 데 그친 연구 결과를 주의하라. 이런 연구 결과는 믿을 만한 이론으로 나아가기 위한 예비 단계에 불과하다.
- 인과성으로 위장한 연과 성을 주의하라. 예를 들어 "창업투자사를 통한 자금 확보는 신생 기업이 성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는 말은 연관성을 지적한 것일 뿐이다. 합당한 이론은 인과성이 작용하는 양상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창업투자사는 수많은 실험적 사업에 일정한 자금을 지원한다. 그에 다라 신생 기업들은 부진한 사업을 즉시 포기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면서 성공 확률을 높인다.
-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최종 결론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이전에 맞지 않았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이론을 보완할 때 진전이 이뤄진다.
11. 당신의 삶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크리스텐슨은 MBA 과정 학생들에게 경영 이론과 혁신 이론을 활용해 강력한 기업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또한 그는 이 모델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이 글에서 그는 모두가 자문해야 하는 질문들을 탐구하면서 그 양상을 설명한다.
그 질문은 바로 일을 통해 행복을 얻는 방법과 가족과의 관계를 행복의 원천으로 삼는 방법 그리고 도덕적인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첫 번째 문제에 대한 답은 삶의 가장 강력한 동기는 돈이 아니라 배우고, 책임 속에서 성장하고, 기여하고, 인정받는 기회라는 프레드릭 허츠 버그의 주장에서 구할 수 있다. 제대로만 한다면 경영이 대단히 고귀한 직업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어떤 직업도 사람들에게 그런 기회를 수많은 방식으로 제공할 수 없다. 통념과 달리 사고파는 것, 투자하는 것이 경영의 전부가 아니다. 자원 배분 원칙은 집에서 행복을 얻는 데 도움을 준다.
잘 관리하지 않으면 자원 배분 절차를 통해 얻은 결과가 전략적 의도와 크게 다를 수 있다. 삶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지 않으면 실로 중요한 가치가 아닌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성과의 징표를 획득하느라 시간과 활력을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계비용에 대한 집착은 기업에서 나쁜 결정을 초래하듯이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끈다. '이 번 한 번만' 잘못된 일을 하는 데 따른 한계비용은 언제나 유혹적일 만큼 작아 보인다. 그래서 최종적인 결과를 보지 못한다. 요점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정하고 안전한 지점에서 선을 긋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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