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선
동국대학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했다. 강의와 저술 작업 등을 통해 ‘철학한다.’라는 것이 원래 우리의 삶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전하고, ‘잘 삶’에 관해 함께 철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기술이 사회와 삶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고 기술매체철학,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윤리를 연구하며 철학을 일상적으로 풀어내는 팟캐스트 〈포켓 필로소피-조금씩 익숙해지는 철학〉의 공동 제작, 진행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에 의한 차별과 그 책임 논의를 위한 예비적 고찰-알고리즘의 편향성 학습과 인간 행위자를 중심으로」 「칸트 윤리학의 행위자 중심성과 공동체 윤리로서의 효력-자율적 행위자와 책임귀속 효과를 중심으로」 외 다수의 논문을 썼으며, 저서로는 『나는 너와의 연애를 후회한다』 등이 있다.
우리에게 소크라테스가 필요한 이유
인류의 스승 스크라테스(Socrates)
소크라테스는 길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무언가 답을 주지는 않았다. 대신 길을 찾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들과 함께 생각했다.
1장. 철학의 시작, 소크라테스를 찾아가다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철학함의 길로 나아가다
당신의 물음은 무엇입니까?
여정의 시작, 소크라테스를 찾아가다
- 철학은 '내'가 '세계'를 생각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은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며, 누구나 할수밖에 없다.
- 생각도, 철학도 정지된 결과물이 아니다. 철학의 기초는 생생한 생각, 그리고 삶에서 시작한 생각을 삶으로 되돌리는 생각 활동에 있다.
- 철학은 해결이나 정답을 약속하지 않는다.
-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서 어떨 수 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각자의 물음과 마주하다. 이를 인정한다면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그 생각을 다르는 활동이다.
- 소크라테스는 신이 지명한 가장 현명한 사람이며,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철학자들이 다시 불러내는 불멸의 철학자다. 소크라테스는 언제나 내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내 답변의 꼬리를 물어 다시 물음을 던진다.
2장. 소크라테스는 누구인가?: 우리가 찾는 소크라테스
그리스 아테네 시내에 있는 플라톤의 동상. 플라톤은 서양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위대한 철학자다
소크라테스는 누구인가? ①
소크라테스는 누구인가? ②
철학자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내 철학함의 동반자
철학적 대화의 동반자
크세노폰의 동상
- 플라톤의 소크라테스는 삶의 근본적 가치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적 대화의 동료인 반면,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는 전통적인 가치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 아리스토파네스는 소크라테스가 '말의 기술'로 사람들은 현혹한다고 생각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를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검토했다.
- 야스퍼스는 늘 질문만 던지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대화가 철학적 생각이 갖는 자유로움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헤겔은 소크라테스를 통해 집단의 생각이나 움직임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개인'이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니체는 소크라테스를 합리성에만 머물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인 예술로 나아갈 가능성을 품은 학문의 상징이라 평가했다.
-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적당히 모르고, 적당히 아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배움으로 향하고, 배워서 무지를 벗어날 가능성을 안고 있다.
-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철학하면서, 철학하는 힘을 갈고닦게 된다.
3장. 철학적으로 생각하려면: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기
철학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기 ①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기 ②
소크라테스식 대화의 특징
"선생님 우리 지금 어디 가요?"
"우리 지금 A의 집에 가지요"
"왜 이 길로 가요?"
"이 길이 A의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왜 이 길이 A의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이 길을 따라가면 집에 도착할 수 있어서요"
"왜 이길로 가면 A의 집에 도착해요?"
"이 길이 A의 집이랑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요"
"왜 이 길이 A의 집이랑 연결되어 있어요?"
철학적 생각하기, 하나 적당한 곳에서 멈추지 않고, 앎을 향해 계속해서 질문하기.
철학적 생각하기, 둘 근본으로 돌아가 근거를 찾기.
철학적 생각하기, 셋 추상적으로 나아가기. 전체를 보다.
철학적 생각하기, 넷 보편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기.
- 철학의 연구 대상은 우리의 삶에서 비롯한 모든 생각들이다. 철학의 이론적 목적은 세계의 구조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있고, 실천적 목적은 좋은 삶의 실천 방법을 찾아 행가고 전하는 데 있다. 철학의 주된 연구 방법은 생각이다.
- 철학적 질문을 통해 우리는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끊임없이 탐구할 수 있다.
- 정당한 근거를 찾고, 세우고, 다지는 것이 철학의 주요 업무다. 철학은 각 학문의 기본 원리나 개념이 어떤 근거에 의존하고 있는지, 그 근거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검토한다.
- 우리는 추상적 사고를 통해 알고 있는 경우 외의 다른 경우들을 고려해 다양한 구체적 상황의 공통점을 뽑아낸다. 추상적 사고는 우리를 근본적인 답으로 나아가게 한다.
- 보편적으로 생각하려는 철학적 태도는 함부로 보편을 장담하는 것이 아니라, 착각이나 오해로 인해 생긴 인생의 무거운 짐, 딱딱한 마음에서 벗어나는 길로 통한다. 협소한 시야와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운 길로.
4장.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기술: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논증적 사고의 기술
화가 나고 혼란스러운 이유
철학 초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나의 문제를 검토하는 철학적 사유의 프로세스
무지의 인정 |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
문제 제기와 문제 규정 |
문제제기: 스스로 물어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의 명료화: 간단한 문장 형태로 대답한다. |
문제 분석과 탐구 |
-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근거 찾기 - 근거를 찾아 논증 형식으로 정리 |
논증의 평가 |
논증을 구성하는 말(전제와 전체, 전제와 결론, 전제 내부의 말 등)이 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검토한다. |
논증의 평가 A |
적절하지 않은 부분을 발견했다: 어디가 어떻게 적절하지 않은가? - 처음에 제기한 문제가 잘못되었을 수 있다. - 질문을 재정비한다. |
논증의 평가 B |
전부 적합하다: 근거를 이루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 핵심 요소에 따라 문제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다.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
문제 제기와 문제 규정: 문제제기- 스스로 물어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 논리적 사고의 가장 기초적인 도구는 바로 논증이다. 머릿속의 여러 생각들을 하나의 주장(결론)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전제)로 정리해 묶으면 그것이 바로 논증이 된다.
- 소크라테스는 논증적 대화의 기술을 통해서 최초의 생각에 위배되는 반례가 있는 경우, 생각의 범위가 너무 넓어 풀고자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도 해당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도록 돕는다.
- 나를 지탱해온 생각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혼란함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일은 어쩌면 자연스럽고, 앎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다. 부정적 마음 상태는 나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그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다.
- 삶의 많은 부분은 논리로 지탱되지만 삶의 전부가 논리로 대체될 수는 없다. 타인을 움직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 말의 기술, 소위 말발 역시 삶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 철학적 사고는 고르기아스의 수사술처럼 검증되지 않은 것을 밀고 나가는 독단적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 소크라테스의 논박술은 최초의 입장을 확고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뒤흔들어버린다. 그 흔들림 속에서 다시 균형을 찾기 위해 우리는 생각을 전환할 수밖에 없다.
5장. 소크라테스와 나의 철학-하기
소크라테스의 철학 오픈 클래스
세 가지 화두
철학은 무엇을 문제로 삼는가 ①
철학은 무엇을 문제로 삼는가 ②
너 자신을 알라
1. 철학자의 핵심 물음을 찾는다.
2. 그 문제가 왜 문제가 되는지 찾는다.
3.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찾는다.
4. 펼쳐진 생각은 처음의 문제와 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아직 남은 이야기는 없는지 찾는다.
- 자신이 무엇을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싶은지 발견하기 어려울 때, 그때가 바로 다른 관점, 다른 사람이 필요한 때다. 다른 사람과 솔직히 터놓고 말하고 경청하며 서로를 돕는 대화는 나의 생각을 트이게 한다.
- 철학사에서 반복해서 다뤄지는 주된 물음은 존재론, 인식론, 가치론 크게 세 가지다. 철학적 사고에서 존재·인식·가치는 서로 완전히 떼어낼 수 없이 엮어 있는 관계다.
-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은 전통적으로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엄중한 경고 대신 자신의 영혼을 살피고 돌보라는 말로 해석했다.
-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적 사고가 지적으로 반박될 수 있는 허점이 있는 생각이고, 사람들이 자신과 삶을 돌보는 데 해롭다고 주장했다. 소피스트와 달리 소크라테스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보편적인 지식이 있으며 이에 따르는 것이 가치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 소크라테스에게 지혜를 아는 일과 지혜를 향한 실천이 따로 있을 수 없었고, 지혜는 오직 '지행합일'로만 말할 수 있었다. 또한 그에게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은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한 지속적이 주의와 돌봄의 요청이었다.
6장. 철학은 생각만이 아니다: 그가 독배를 마신 이유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
소크라테스는 왜 죽음을 택했을까?
- 소크라테스의 법정 발언은 아테네 시민, 아테네라는 국가, 체제, 공동체 전체를 향한 철학적 대화의 일환이었다.
- 소크라테스가 정의롭지 않은 공동체의 사형 판결을 받아들인 이유는 악법이라도 법이어서, 정의롭지 않아도 법이기 때문에 무조건 복종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소크라테스는 법에 복종하는 죽음이 아니라, 철학적 삶을 소명으로 받아들인 자기 자신과의 정의로운 약속을 실천하는 삶을 선택했다.
-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시종일관 철학함을 실천하는 삶을 완성했다. 그는 참되고 가장 가치 있는 삶, 영혼에 유익한 삶, 그러므로 모두에게 정의로운 삶을 추구하며 어떤 불의와 위협 앞에서도 그렇게 살기를 그만두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7장. 나의 삶에서 철학하기
나도 철학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다시 나의 삶으로
나의 철학하기
- 철학하는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소크라테스처럼 죽음을 무릅써아 하는 것은 아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살 수는 없어도 우리 역시 철학을 할 수 있고, 철학하는 삶을 살 수 있다.
- 사람에게는 철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덕분에 지금의 생각은 바뀔 수 있으며,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삶이 바뀐다.
- 때로는 잠시 생각을 쉬어도 좋다. 그러나 계속 스스로 생각하기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 소크라테스의 중요한 물음을 기억하면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향해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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