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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친구와 롤러코스터를 타러 놀이공원에 간 적이 있다고 해보자. 처음에 줄이 너무 길어 짜증이 났는데, 막상 롤러코스터가 출발할 때 ‘쿵’ 하는 그 강렬함에 온몸이 짜릿해졌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전부 마치고 나갈 때,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와, 재밌었다!”라고 여유를 느꼈다.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 “오늘 어땠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너는 아마 “처음에 좀 지쳤지만, 그 스릴이 최고였고, 마지막엔 기분 좋게 마무리했어!”라며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놀이공원의 전체 시간 중 대다수는 줄 서거나 걷고, 중간중간 이것저것 했을 텐데, 사람은 “가장 좋은(또는 나쁜) 순간과 끝부분”을 기억에 크게 새긴다. 바로 이것이 피크 엔드 법칙(Peak-End Rule)이다.
'피크 엔드 법칙'이란?
피크 엔드 법칙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로 잘 알려진 이론이다. 인간이 한 경험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그 경험이 진행되는 모든 순간을 평균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강렬했던 순간(피크)’과 ‘마지막 순간(엔드)’에 크게
"왜 우리는 어떤 경험의 '가장 강렬했던 순간'과 '마지막 순간'만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길까?"
주말에 친구와 롤러코스터를 타러 놀이공원에 간 적이 있다고 해보자. 처음에 줄이 너무 길어 짜증이 났는데, 막상 롤러코스터가 출발할 때 ‘쿵’ 하는 그 강렬함에 온몸이 짜릿해졌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전부 마치고 나갈 때,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와, 재밌었다!”라고 여유를 느꼈다.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 “오늘 어땠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너는 아마 “처음에 좀 지쳤지만, 그 스릴이 최고였고, 마지막엔 기분 좋게 마무리했어!”라며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놀이공원의 전체 시간 중 대다수는 줄 서거나 걷고, 중간중간 이것저것 했을 텐데, 사람은 “가장 좋은(또는 나쁜) 순간과 끝부분”을 기억에 크게 새긴다. 바로 이것이 **피크 엔드 법칙(Peak-End Rule)**이다.
피크 엔드 법칙이란?
피크 엔드 법칙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로 잘 알려진 이론이다. 인간이 한 경험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그 경험이 진행되는 모든 순간을 평균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강렬했던 순간(피크)’과 ‘마지막 순간(엔드)’이 기억을 좌우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여행 중에 첫 2~3일은 비가 왔고, 일정도 꼬여서 고생했어도, 마지막 하루가 화창한 날씨에 멋진 풍경까지 봤다면, 종합적으로 “아, 그 여행 좋았지!”라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대부분 즐거웠다가도 마지막에 크게 싸우거나 체력이 고갈되어 헤롱댄다면, “아, 그 여행 좀 별로였어…”라는 인상이 남을 수 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
- 정보 처리의 한계
우리의 뇌는 한 경험을 통째로 1부터 100까지 매 순간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다. 대신 인상적인 순간을 ‘즐거움/불쾌감의 최고점’으로 저장하고, 마지막 이미지를 ‘결론’처럼 담아둔다. - 감정의 진폭
평이한 감정보다, 극도로 좋거나 극도로 나쁜 감정이 훨씬 강하게 각인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은 일종의 “엔딩 크레딧” 같은 역할을 해서, 경험을 ‘어떻게 끝맺었는가’로 판단하게 만든다. - 시간적 합보다 “기억에 남는 부분”
심리학자들은 이를 ‘기억의 편향’이라고도 부른다. 실제로 내가 경험한 총합(예: 6시간 동안의 즐거움과 1시간의 지루함)을 그대로 회상하기보다, 가장 두드러졌던 그 짧은 순간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피크 엔드 법칙의 예시
- 어떤 이벤트나 공연
분위기가 다소 밋밋하다가도 중간에 게스트가 불쑥 나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거나, 마지막 피날레에서 감동을 주는 무대가 있다면, 사람들은 “와, 그 공연 최고였어!”라고 기억한다. - 영화 시청
영화 초반이 지루해도, 중간에 긴장감이 폭발하는 장면(피크)과 감동적인 결말(엔드)이 좋으면, “이 영화 진짜 재밌었다!”라고 말한다. - 병원 치료
어떤 진료나 검사 과정이 힘들었더라도, 마지막에 의사가 따뜻하게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말하고 친절히 마무리하면 전체 병원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 식당 방문
식사 도중엔 그저 그렇더라도, 디저트가 예쁘고 맛있다면, “음, 여긴 괜찮은 식당이야!”라고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 ‘최고의 순간’을 살짝이라도 만들기
연인과의 데이트나 친구와의 여행에서, 중간에 인상적인 이벤트나 맛있는 음식 같은 ‘피크’를 마련해보자. 전체가 무난해도 그 ‘피크’ 덕분에 “정말 즐거웠다”는 기억을 남길 수 있다. - 마무리도 신경 쓰기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피크 엔드 법칙에서도 통한다. 대화 끝에 따뜻한 한마디, 모임 마무리에 기분 좋은 인사, 집에 돌아갈 때 “오늘 재밌었어, 다음에 또 보자!” 같은 한마디가 전체 인상을 업그레이드해준다. - 스트레스 크게 받은 순간에 마무리를 ‘회복’하기
안 좋은 일이 터져서 하루가 망했다고 느낀다면, 그날 마지막쯤에 스스로에게 어떤 작은 보상이나 즐거움을 주자. 예를 들어 노곤한 몸에 따뜻한 목욕이나,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차분히 숨 고르기. 이렇게 ‘엔드’를 좋게 만들어두면, 다음날 그 기억이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 타인에게 좋은 추억을 주고 싶다면
상대가 경험을 떠올렸을 때 피크와 엔드가 긍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기획해보자. 예를 들어 워크숍 행사를 기획한다면, 중간에 재미있는 게임 하나 넣고, 마지막엔 깔끔한 정리와 감사 인사로 마무리하면 “이번 워크숍 꽤 괜찮았다”라는 평을 얻기 쉽다.
모든 순간을 빛나게 하는 법?
실제로, 완벽한 경험은 세상에 드물다. “별로였던 순간도 많았는데, 왜 좋은 기억으로 남지?” 생각하면, 그게 바로 피크 엔드 법칙 덕분이다. 물론, 이 법칙만 지나치게 노려서 실제 내용을 부실하게 만들면 곤란하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어차피 모든 시간을 극도로 즐겁게 만들 순 없으니,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기억’**을 신경 써보는 게 꽤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사람은 일상에서 어떤 시점과 어떤 마무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 경험의 ‘전체’를 다르게 평가한다.” 그러니 다음번 데이트나 여행, 혹은 누군가에게 선물할 이벤트에서, ‘피크’가 될 한 장면과 ‘엔드’가 될 마지막 한 장면을 특별히 생각해보자. 경험 전체를 훨씬 반짝이게 만들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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