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스타 플레이어도, 스타 지도자도 아니었던 박항서는 환갑이 다 된 나이에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눈부신 성과를 내며 베트남의 국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개인의 특출한 능력이나 카리스마 없이도 약팀 베트남을 강팀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의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을 팀과 공유
2. 참모 그룹과 리더십을 공유
3. 공정한 선발로 선수단에 메시지 전달
4. 소탈한 스킨십으로 선수 및 팬과 교감
5. 단기 성과를 내면서 변화의 모멘텀을 이어감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조직은 변화해야 한다.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재생산하지 못하는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상 유지를 선호하고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도 타인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박항서의 성공 조직의 변화가 출중한 리더 개인의 능력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조직의 변화는 프로세스와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를 바꾸려는 리더 그룹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뤄진다.
흔히 변화, 혁신하면 스티브 잡스처럼 개성이 강한 천재적 리더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조직변화관리 연구의 세계적 석학 존 코터(John Kotter)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는 대표 저서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 (Leading Change)」에서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카리스마 강한 천재형 리더가 아니라 변화를 이끌기 위한 프로세스를 충실하게 실행할 수 있는 리더와 리더 그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터 교수는 변화를 관리하는 8단계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그의 이론에 따라 박항서 감독이 어떻게 베트남 대표팀의 변화를 이끌었는지 살펴보자.
1단계: 위기감을 느끼게 하라(Establishing sense of urgency)
조직변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변화 없이는 현상 유지마저도 어렵고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을 공유하는 것이다. 절박함에 대한 공감대 형성 없이는 변화에 대한 전 조직적인 노력을 끌어내기 어렵다.
2단계: 변화를 주도할 동료를 모아라(Creating the guiding coalition)
변화관리를 위한 두 번째 단계는 변화를 주도할 '변화선도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도 홀로 조직을 변화시킬 수 없다. 변화를 함께 이끌 사람을 찾고, 신뢰를 쌓고, 공동 목표를 세워야 하며, 이를 통해 변화를 위한 공감대와 팀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3단계: 옮바른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라(Developing a vision and strategy)
변화를 위한 3단계는 올바른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올바른 비전은 조직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구성원들의 감동과 협조를 끌어낼 수 있으며, 저항세력을 돌파할 명분과 동력을 부여한다.
4단계: 참여를 이끌어내는 의사소통을 전개하라(Communicating the vision and strategy)
변화를 위한 네 번째 단계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비전과 전략을 전파하는 것이다. 비전을 전파하기 위한 효과적인 의사소통에는 7가지 원칙이 있다.
1. 쉬운말 사용, 2. 은유/유추/사례 활용, 3. 다양한 방법과 기회 이용, 4. 끊임없는 반복, 5. 솔선수범, 6. 모순에 대한 충분한 해명, 7. 양방향 의사소통 등이다.
5단계: 구성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라(Empowering others to act on the vision)
변화관리의 다섯 번째 단계는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권한 위임(empowerment)은 구성원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도전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비전을 달성하도록 해준다.
6단계: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이끌어내라(Generating short term wins)
변화를 위해선 적절한 단기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야 한다. 단기적 성과는 조직원을 격려하고 노력한 보람이 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한다. 또한 변화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무력화하고 추진력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단기적 성과는 모호하지 않고 눈에 보여야 하며 변화를 위한 조치들과 분명하게 연계돼 있어야 한다.
7단계: 모멘텀을 만들고 변화를 멈추지 마라(Consolidating gains and producing more changes)
8단계: 변화를 문화로 정착시켜라(Anchoring new approaches in the culture)
변화는 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긴장을 풀고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현재에 안주하게 되면 금세 모멘텀을 잃게 된다. 또한 문화로 정착되지 않은 변화는 쉽게 영향을 받으며 유지하기 어렵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출처: 동아 비즈니스리뷰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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