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조직문화란 구성원들이 일할 때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조직문화는 사명 선언문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사명 선언문이 말하는 가치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묻는 것이다. 만약 사명 선언문이 적절하지 않다면 직원들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사명 선언문을 만들어야 한다. 조직문화는 직원과 고객의 행복을 증진하는 컬트적인 문화와 단기적인 이익만을 좇아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는 독소적인 문화로 나눌 수 있다.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는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런 행동을 해야만 하는 그 무엇,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하는 그 무엇"이다. 한 기업의 CEO는 기업 문화를 이렇게 정의한다. "많은 사람이 감지하는 것이 인식이 되고 그 인식이 널리 퍼져 문화가 된다. 기업 문화는 일을 할 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개발 일정이 내려오더라도 맞춰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 있으면 그 인식이 곧 기업 문화가 된다.
사명 선언문은 조직문화의 거울?
기업은 사과나무와 같다. 뿌리는 조직문화, 줄기는 관리자, 가지는 직원이다.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그리고 열매는 가지에 열린다. 즉, 직원을 통해 성과가 창출되는 것이다.
한 회사가 강조하는 네 가지 가치를 소개한다. 첫째, 소통(Communication)이다. 구성원들은 서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경청해야 한다. 정보를 공유하고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하라는 것이다. 둘째, 진실성(Integrity)이다. 정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고객과 함께해야 한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말하면 반드시 해야 한다. 무언가를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 실제로도 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존중(Respect)이다.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무례하거나 모욕적인 행위는 욕납되지 않는다. 넷째, 탁월성(Excellence)이다. 하는 모든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목표를 계속 높여야 한다.
이 네 가지 가치는 어느 회사의 것일까? 바로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Enron)이다. 분식회계 사태로 막대한 사회적 물의를 빛고 망한 엔론의 사명 선언문이다.
조직의 가치와 문화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직원들에게 회사의 사명이나 가치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다. 물론 비밀은 보장하고 무장 해제가 된 상태에서 물어봐야 한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자리가 좋다. 그들에게 회사의 가치가 조직에서 살아 움직이는지 물어보라. 이때 그들이 하는 말만큼 그들의 반응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지 아니면 그 가치를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지 아는 건 어렵지 않다. 조금만 눈치가 있다면 가치가 말뿐인지, 실제 살아 움직이는지는 바로 알 수 있다.
조직문화에는 명확한 방향성과 이를 실천하는 가치관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표현한 것이 사명선언문이다. 말이 전부가 아닌 실제 작동하는 사명 선언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명료하고 정직하고 직접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누구나 읽는 동시에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측정 가능한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결과를 얘기해야 한다.
요가복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의 사명 선언문은 어떨까?
- 친구는 돈보다 중요하다.
- 두려워 주저하던 일을 하루 한 가지 하라.
- 듣고 듣고 또 들은 후 전략적 질문을 던져라.
- 인생은 좌절로 가득 차 있는데 성공은 좌절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 세상은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기다린다면 너무 뒤쳐진다. 지금 행동하라.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라!
- 하루 한 번은 땀을 흘려라. 피부 재상에 도움을 준다.
조직문화를 효과적인 비즈니스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우선 낡은 사명 선언문과 기업가치를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 기업 내 다양한 그룹에 우리가 누구인지에 관한 진실, 열망 등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몇 줄의 선언문을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내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명 선언문을 만드는 과정에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조직문화 변화는 왜 힘든가
컬트적인 문화가 오래 지속된 기업 중 하나가 월트디즈니다. 직원이라는 말 대시 캐스트 맴버라 한다. 고객을 게스트라고 부른다. 직원 면접을 오디션이라 부른다. 신입은 직급이나 업무와 상관없이 모두 디즈니 특유의 오리엔테인션 교육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업'이라는 회사의 목적이 그들에게 주입된다. 룰루레몬도 컬트적 문화를 가진 기업이다. 고객의 건강과 장수를 목표로 제품을 생산한다. 컬트적 문화가 드러나는 곳은 현장이다. 룰루레몬의 직원들은 고객들과 함께 어울리며 요가나 스포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한다. 고객들은 활기차고 전문적이며 의욕적인 직원들로부터 풍겨 나오는 좋은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매장을 방문한다.
독소적인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건 아니다. 조직문화의 구루 중 한 사람인 존 코터 하버드대 교수는 조직문화 개선을 잡초 제거에 비유했다. 뿌리까지 제거하지 않으면 다시 자라기 때문이다. 조직문화 변화를 시도한 조직의 30%만이 성공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는 조직 변화 관리 해법으로 8단계 모델을 제세했다.
DBR 263호 '절박함, 소탈한 스킨십, 공정한 선발. 카리스마 없이도 선수들을 춤추게 하다'
조직마다 특유의 문화를 갖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조직문화를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대신 지금의 조직문화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이 조직문화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질문하는게 좋다. 만약 지금의 조직문화가 적합하지 않다고 하면 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조직문화란 그 조직 보스의 성격과 같다. 조직문화를 보면 보스의 얼굴을 그려볼 수 있다. 고압적이고 관료적인 조직에서 상냥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보스가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조직문화가 좋다고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문화가 성장의 발목은 확실히 잡을 수 있다. 현재 당신이 속한 곳의 조직문화는 어따한가?
한근태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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