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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탈러 Richard H. Thaler

by 욕심쟁이77 202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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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탈러 Richard H. Thaler

“행동경제학의 발명가와 미국 최고의 법률가가 뭉쳐서 일을 냈다!”

시카고대학 행동과학 및 경제학 석좌교수이자 경영대학원 의사결정 연구센터의 책임자이다. 또한 국가경제연구소의 연구원으로도 재직 중이다. 행동경제학을 경제학계에 알리는 데 기여해 왔으며, 의회에도 적극적으로 출석해서 ‘넛지’를 활용한 자신의 방법론을 제도권으로 들여왔다. 그의 이론에 기반한 저축플랜의 설계로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구한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자신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공로를 탈러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2017년,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라는 평가와 함께 현실에 있는 심리적인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 분석의 대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승자의 저주』가 있다.

넛지 Nudge :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

https://www.youtube.com/watch?v=GRqa2rwXR68&t=96s

우리는 선택 설계자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 속에 산다.

Q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은?

1. 금지 : 지저분하게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제한한다.

2. 인센티브 : 깨끗하게 이용하는 사람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3. 넛지 :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인다.

힌트: 시판 중인 파리 모양 스티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는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 이곳에는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심지어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조차 없었다. 어떠한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결과는 훌륭했다. 이것이 바로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 넛지nudge의 좋은 사례이다.

화장실에 파리 스티커를 붙이기로 결정하는 사람, 저자들은 그런 사람을 ‘선택 설계자 a choice architect’라 부른다.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에는 무수히 많은 선택 설계자들이 존재한다(대부분 자신이 선택 설계자라는 사실을 모르지만 말이다). 건축가가 특정한 형태와 설계를 지닌 건물을 짓듯이, 선택 설계자는 특정한 방식을 부여하여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선택 설계자가 사용하는 부드러운 힘, ‘넛지(nudge)’이다.

 

논란과 찬사를 동시에 불러온 개념, 넛지 Nudge

넛지는 선택 설계자가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고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넛지 형태의 개입은 쉽게 피할 수 있는 동시에 그렇게 하는 데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한다. 학교 급식을 하며 몸에 좋은 과일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놓는 것은 넛지이다. 그러나 정크푸드를 금지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 넛지는 사람들의 선택에 부드럽게 간섭하지만 여전히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가 열려 있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뜻한다.

‘넛지’라는 개념이 논란을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온건한 개입주의를 받아들일 경우, 그 이후에는 극도의 개입주의적 간섭이 뒤따를 거라는 부담감 때문이다. 즉, 넛지를 이용한 간단한 캠페인은 노골적인 조작으로, 다시 강제와 금지로 신속히 바뀔 거라는 주장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비탈길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인센티브 만능의 시대가 가고 넛지의 시대가 온다!

반면,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이 과도할 경우 심각한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확인했다. 티저금리가 곧 사라진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중개인은 고객이 나쁜 소식을 접할 때쯤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회사를 엄청난 위기에 빠뜨린 AIG의 파생상품 담당자도 인재 잔류의 명목으로 회사가 지급한 거액의 보너스만 챙기고서 퇴사해버렸다. 금융상품의 복잡성이 가중되면서 정보를 독점한 소수의 이기심 때문에 자유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토대로 한 그들의 제안들이 좌파나 우파,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수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말한다. 『넛지』는 미국 오바마 정권이 넛지 정책을 수용하면서 폭발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고, 저자 중 한 명은 오바마 정부에 합류해서 일했다. 바야흐로 인센티브 만능의 시대가 가고 넛지의 시대가 온 것이다.

승자의 저주 경제현상의 패러독스와 행동경제학 WINNER'S CURSE: PARADOXES AND ANOMALIES OF ECONOMIC LIFE

경제학이 몰랐던 현실경제의 수수께끼, 행동경제학으로 푼다!

​시장은 효율성의 굴레에 갇혀 있지 않으며,

인간은 항상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동기에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경제학은 시장과 가격에 대한 통찰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에 의해 행동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필요로 한다.

경제학은 경제주체인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현실경제의 영역에서는 주류경제학의 이론적 틀로서는 해명되지 않는 패러독스와 이상현상들이 나타난다. 가장 전형적인 이상현상의 사례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승자가 저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승자에게 저주가 내려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번역어는 ‘승자에게 내려진 저주’ 혹은 ‘승자에게 가해진 저주’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미 ‘승자의 저주’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어 이렇게 옮긴다)를 들 수 있는데, 경매시장에서 사람들이 승자가 되기 위해 너무 높은 가격을 부른 나머지 승자가 되는 순간 적자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는 바로 이러한 경제의 이상현상들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경제학자로 알려진 리처드 세일러가 1992년에 쓴 The Winner's Curse: Paradoxes and Anomalies Life를 완역한 것이다. 리처드 세일러는 1970년대부터 현실경제의 영역에서 이상현상을 보이는 사례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1987년부터 1990년까지 Journal of Economics Perspectives에 “Anomalies”(이상현상)라는 제목의 특집을 실으면서 이를 경제학계에 널리 알렸으며,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의 행위가 어떤 동기로부터 나오게 되는가를 연구하는 분야로, 이 분야에서는 경제학과 심리학의 접목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하버드, MIT, 스탠퍼드, 시카고, 프린스턴, 예일, UC 버클리 등 미국의 주요 대학들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되고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심리학적 요인들이 금융시장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행동경제학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이 책은 비록 15년 전에 쓰인 것이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제기를 던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동경제학이 성립되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데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승자의 저주』에서 경제학에서 이상현상으로 간주되는 13개의 주제, 즉 ① 무임승차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협조적 행동이 나타나는 것, ② 물질적 이득을 포기하면서까지 공정성에 집착을 보이는 사람들의 태도, ③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느 산업에 종사하는가에 따라 임금수준이 달라지는 현상, ④ 경매시장에서 승자가 손해를 보는 현상, ⑤ 초기부존 효과(혹은 손실회피, 현상유지 바이어스), ⑥ 선호역전 현상, ⑦ 시점 간 선택, ⑧ 소득과 소비의 높은 상관관계, ⑨ 경마시장에서의 인기마-비인기마 바이어스와 연승식 시장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성, ⑩ 주식시장에서의 캘린더 효과, ⑪ 주식가격의 평균회귀 경향, ⑫ 폐쇄형 뮤추얼펀드의 할인 거래, ⑬ 외환시장에서의 불편성 가설의 기각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중에서 ‘초기부존 효과’ ‘현상유지 바이어스’ ‘손실회피 개념’이나 ‘시점 간 선택’은 이후 경제이론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졌고, ‘협조’와 ‘최후통첩 게임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논의는 진화적 게임이론의 단골 주제가 되어왔다. 특히 ‘손실회피’와 관련해서는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의 연구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대니얼 카너먼은 자신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공로를 세일러에게 돌린 바 있다.

13개의 이상현상 중 8개의 이상현상에 대해서는 공저자들인 빈 도스(Robyn M. Dawes),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잭 크넷쉬(Jack L. Knetsch),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 조지 로웬스타인(George Lawenstein), 윌리엄 지엠바(William Ziemba), 워너 드 봉(Werner F. De Bondt), 찰스 리(Charles M. C. lee), 안드레이 슐라이퍼(Adrei Shliefer), 케네스 프루트(Kenneth A. Froot)와 함께 쓰고 있어 다양한 이론적인 풍부함을 더하고 있다. 또한 40쪽에 달하는 참고문헌 목록은 이 책 ?승자의 저주?가 광범위한 학문적인 토대 위에서 씌어졌음을 확인시켜준다.

이 책의 장점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실험연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경제이론에 입각하여 보면 무임승차가 우월한 전략이지만, 때때로 협조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좋은 경영인이라면 피고용인들, 소비자들, 그리고 경쟁자들이 어떤 유형의 실수를 하게 될지, 그리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갖게 될지를 파악해야 한다. 더 나아가 금융시장이나 주식시장에서는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이라고 전제하는 것보다는 일부 경제주체들이 미래 현금의 흐름에 대해 비합리적인 기대를 하거나 위험의 정도를 잘못 인지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서 세워진 모형을 가지고 투자 전략을 세우고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이 책은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경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흥미로운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담배를 끊으면 건강이 좋아지며, 여러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늘까지만 담배를 피우고 내일부터는 끊겠다는 결심이 매번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이어트 결심은 왜 매일 하루하루 미뤄지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고 싶은 독자라면 ‘시점 간 선택’을 다루고 있는 제8장을 유심히 보라. 주식을 사거나 혹은 팔기에 가장 적절한 날을 알고 싶다면 제11장의 ‘주식시장에서의 캘린더 효과’가 도움이 될 것이다.

▶ 이상현상의 몇 가지 사례들

-한 명(A)에게 10달러를 준 후 다른 한 명(B)과 나누어 갖도록 배분 몫을 정하게 한다. 일단 A가 배분 몫, 즉 B에게 나누어줄 금액을 제시하면 B는 제안금액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 있다. 그런데 B가 거절하면 둘 다 한 푼도 갖지 못한다. 이때 A는 얼마를 제시해야 할까?

-노동자들이 똑같은 일을 하는 직종에 종사하더라도, 어떤 산업 부문에서 일하는가에 따라 임금수준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한 집단에게는 복권을, 또 한 집단에게는 현금 2달러를 주었다. 얼마 후 복권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2달러 현금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2달러 현금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복권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자신이 처음에 받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왜 그럴까?

-이길 확률이 높은 대신 상금이 낮은 도박(A)과 이길 확률은 낮지만 상금이 큰 도박(B)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하면 대부분 A를 선택하지만, A 도박과 B 도박을 할 권리에 대해 가격을 책정하라고 하면 대부분 B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왜 그럴까?

-경마장에서 승률이 높은 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걸 것이고 따라서 실제로 그 말이 우승을 하더라도 돌아오게 될 수익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반면 승률이 낮은 말에는 사람들이 돈을 잘 걸려 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만일 우승만 한다면 돌아오게 될 수익은 아주 클 것이다. 사람들은 승률이 낮지만 일단 우승하면 큰 몫을 따게 되는 말에 돈을 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승률이 높고 배당 몫이 작은 말에 돈을 거는 것보다 기대수익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다. 그 이유는 뭘까?

-주식시장에서 매년 초, 매달 초, 공휴일 직전에는 수익률이 높게, 매주 월요일에는 수익률이 낮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모두가 1월에 주식을 팔고 월요일에 주식을 산다면 1월의 수익률은 점점 떨어지고 월요일 수익률은 높아져야 하지만, 1월의 수익률이 높고 월요일의 수익률이 낮은 현상은 계속 남아 있다. 왜 그럴까?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결정적 1%, 사소하지만 치명적 허점을 공략하라 Misbehaving

https://www.youtube.com/watch?v=EAjDFPi_rDQ

https://www.youtube.com/watch?v=42qbHeFxdzE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리처드 탈러는 천재다!

그의 모든 재능과 유머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_ 대니얼 카너먼(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생각에 관한 생각] 저자)

★ 대니얼 카너먼, 말콤 글래드웰, 칩 히스의 극찬!

★ 이 책을 읽은 아마존 독자들의 찬사!

★ 포브스 선정, 올해의 베스트 비즈니스북!

★ 이코노미스트 선정, 올해 최고의 경제&비즈니스북!

★ 파이낸셜타임스&매킨지 선정, 올해의 비즈니스북!

★ Inc. 선정, 올해의 베스트 비즈니스북!

1970년대 어느 날부터 젊은 경제학자를 미궁에 빠뜨린 사건들,

“인간은 왜 그토록 잘못된 행동을 하는가!”

:‘이콘’을 기본으로 한 전통 경제학 vs‘인간’을 중심으로 한 행동 경제학

* 마야는 더블침대용 커버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고, 그 물건은 마침 세일 중이었다. 킹 사이즈 커버의 정상가는 300달러였고, 퀸 사이즈 커버는 250달러, 더블 사이즈 커버는 200달러였다. 그런데 이번 주만 특별히 사이즈에 관계없이 모두 150달러에 판다는 것이 아닌가! 마야는 유혹을 참지 못하고 그만 킹 사이즈 커버를 사버리고 말았다. (p.111)

* 빈스는 실내 테니스 클럽에 1,000달러 회비를 내고 가입을 했다. 그런데 두 달 후 테니스 엘보 증상이 나타나면서 테니스를 하는 것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졌다. 그래도 빈스는 회비가 아까워 석 달 동안 고통을 참아가며 운동을 했다. 그러다 결국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테니스를 그만두게 되었다. (p.125)

더블침대용 커버가 필요한 사람이 킹 사이즈 커버를 사고, 이미 낸 회비가 아깝다는 이유로 고통을 참아가며 테니스를 한다. 킹 사이즈 커버를 산 마야는 대니얼 카너먼과 함께 공부한 유명한 심리학자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과는 더욱 놀랍다. 리처드 탈러는 경제학자 입장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인간은 왜 이 같은 잘못된 행동(misbehaving)을 하는가? 왜 이토록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걸까?

1970년 어느 날, 이 젊은 경제학자는 자신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동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한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즉 이콘(Econ)을 바탕으로 한 전통 경제모형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인간들의 비이성적 행동을 하나하나 적어가며 탐구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인간을 후회없는 선택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상의 이콘이 아닌, 예측불허한 진짜 인간의 모습에 주목한다. 전통 경제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행동 경제학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이다.

매출부진에 빠진 스키장, 할인쿠폰 정책에 실패한 백화점, 과다재고로 골치를 앓는 GM…

“세계 최고의 행동 경제학자는 어떻게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했을까?”

: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면서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 경제학의 기발한 해법

* 뉴욕 이타카 근처에 있는 작은 스키 리조트 그릭픽은 근처 대형 스키장에 밀려 심각한 매출부진에 빠져있었다. 리처드 탈러는 이 리조트의 매출 구조를 검토했고 그 결과, 이용료를 높여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반발 없이 이용료를 올리면서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리처드 탈러는 행동 경제학의 관점을 적극 반영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주변 스키장만큼 이용료를 올리되 대신 매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사로운 서비스를 적극 무료로 전환해 고객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특히 식스팩, 텐팩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할인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할인가라는 이미지 덕에 고객들에게 거래효용을 주었고, 또한 사전구입을 한 것이기 때문에 매몰비용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고객들은 구입한 패키지 상품을 모두 이용하지 못했기에 다음과 결심을 하게 됐다. ‘내년에는 진짜 제대로 이용할 거야!’ 덕분에 매출은 다음해에도 계속 이어졌다. (p.199~)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면서도 매출부진을 해결한 것은 행동 경제학적 관점이었다. 사람은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전에 이성과 합리주의(전통 경제학)라는 계산기를 두드려 A라는 답을 정해놓았다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 감정(행동 경제학)에 따라 B를 선택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렇게 만든 것은 ‘할인’ 문구일 수도 있고, ‘누가 이걸 샀다하더라’ 하는 소문일 수도 있고, ‘한번 손에 들어온 것’에 대한 일종의 애착일 수도 있다.

실제로 JC 페니와 메이시 백화점은 허울뿐인 쿠폰과 세일 제도를 없애고 정직한 소비자가를 시도했다. 물론 실제로 소비자의 지갑에서 나가는 돈은 동일하도록 설정했고, 이 점을 열심히 부각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혔다. 이름뿐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할인과 쿠폰이 주는 만족감을 원했다. 긍정적인 거래효용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p. 119~) 그렇다면 코스트코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코스트코야말로 진정한 염가 전략 덕이다. 코스트코 주차장을 가득 채운 고급 외제차량을 보면 부자들 역시 염가가 주는 거래효용의 짜릿함에 빠져있는 것이 확실하다.

리처드 탈러는 인간의 불완전한 특성을 공략해 가계부 관리에서부터 비즈니스, 공공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 상황을 해결해간다. 매출부진에 빠진 리조트는 물론이고 과다재고로 고민하는 GM 등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을 컨설팅한 사례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낄낄대며 읽는 경제학 책!”

소설처럼 즐겨라, 행동주의 관점을 체득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 가장 쉽고 친절한 행동 경제학 안내서

곧 있을 저녁식사를 기다리며 캐슈너트를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볍게 먹겠다는 의도와 달리 캐슈너트에 자꾸 손이 간다. 이걸 다 먹었다간 저녁식사를 망칠 수 있다. 잠시 고민한 끝에 캐슈너트 접시를 치워버렸다. 이 순간 이콘과 인간이 나누는 가상의 대화다. (pp.156~157)

이콘: 왜 그릇을 치워버렸죠?

인간: 그만 먹으려고요.

이콘: 그냥 안 먹으면 되지 왜 굳이 그릇을 치워버렸나요? 그만 먹고 싶을 때 그만 먹으면 되잖아요?

인간: 눈에 보이면 먹게 될까봐 그렇죠.

이콘: 그렇다면 당신은 캐슈너트를 더 이상 먹고 싶어하는 게 아닌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릇을 치운 건 어리석은 선택이었어요.

전통 경제학 이콘 입장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전적으로 동일하다. 행동 경제학의 관점은 다르다. 캐슈너트를 좋아하지만 접시가 눈앞에 있으면 유혹을 이기지 못해 다 먹어치울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접시를 치워버리는 자기통제를 시도했다. 캐슈너트에 관한 이콘과 인간의 대화는 마치 전통 경제학과 행동 경제학의 좁혀지지 않는 대화를 보는 듯하다. 실제로 리처드 탈러는 19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행동 경제학을 발전시켜가는 과정에서 기라성 같은 전통 경제학자들과 만나 치열한 격전을 벌인다. 때론 컨퍼런스에서, 때론 논문으로, 때론 편지로 오고가는 흥미진진한 토론, 경제학 대가들이 벌이는 어이없는 해프닝 등이 대화까지 생생하게 전개된다. 행동주의를 논하고 그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마치 영화처럼 소설처럼 펼쳐지기에, 독자들은 그의 히스토리를 따라가기만 하면 저절로 행동 경제학의 관점과 넛지의 기초를 체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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