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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컬러愛 물들다"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by 욕심쟁이77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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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과 황갈색은 한 번 사용 후 보관 기구나 조립식 구조물로 용도가 바뀔 가능성이 큰 컨테이너를 일컫는다. 오래되어도 크게 티가 나질 않는 갈색과 밤색은 선박 회사 간에 사고팔기 쉬워 리스 회사(leasing company)에 인기가 있다. 파란색, 녹색, 빨간색, 주황색 등 외관이 밝은 컨테이너는 눈에 잘 띄어 세계적인 대형 해운사가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이 화려한 색깔의 컨테이너는 경매에서 중소기업에 넘어가 로고를 바꾸고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

작전명에 오렌지(Orange)라는 색명이 들어가 있지만, 고엽제는 무색이다. 분사되는 순간 보이지 않는 투명체로 퍼지는 액체이다. 그런데도 고엽제 살포 작전이 ‘에이전트 오렌지’가 된 데에는 수송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약물과 쉽게 구별하기 위해 고엽제를 오렌지 줄무늬가 그려진 드럼통에 담았다

국기에 보라색이 사용되지 않는 데는 두 가지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예전에 보라색을 만들려면 복잡한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매우 비싼 염료에 속했다. 그만큼 귀했다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왕실에서나 볼 수 있는 색으로 특별한 이들만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금색 페인트를 칠할 때를 생각해보자. 단 한 번에 그토록 반짝이는 금색을 낼 수 없다. 여러 번 덧칠한 결과라는 점을 주목하면 키틴층도 여러 겹이 쌓여 외골격을 형성했을 것이라는 의견에 신뢰가 간다. 여러 번 색을 덧칠하면 키틴질처럼 빛을 반사하는 건 물론 내구성도 좋아진다. 폭스바겐사의 간판 모델인 ‘비틀(Beetle)’을 보면 자연스레 ‘보석풍뎅이(jewel beetles)’가 떠오르는 이유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지구상에는 파란 바닷가재도 존재한다. 체내에 특정 단백질이 과잉 생산되면서 유전자에 변형이 일어나 파란색 몸통이 된다고 한다. 자연적 현상이 변주하며 창조해낸 뜻밖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색깔을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할 때는 성별에 따른 색채 선호도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대체로 남성은 선명한 색을 선호하고 여성은 파스텔 계열을 선호한다. 자연스레 순색에 검은색을 더한 어두운 계열에는 남성이 끌리고, 순색에 흰색을 더한 밝은 이미지에는 여성이 끌린다. 바뀐 럭키 스트라이크 담뱃갑을 예로 들자면 선명한 빨간색 동그라미는 남성이 좋아했고, 전반적으로 밝고 세련된 디자인은 여성이 마음에 들어 했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공동체는 옷의 색에서 공통분모가 형성된다. 같은 색을 입더라도 하나는 선택에 의한 것이지만 다른 하나는 법에 의한 것이다. 한 공동체는 주황색 승복을 입기로 스스로 ‘선택’하지만 다른 공동체는 주황색 죄수복을 입도록 ‘강요’받는다. 연구에 따르면 주황색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한다. 매우 좋아하거나 매우 싫어하는 극단적 선택만이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주황색은 중간이 없는 색이다.

보라색 염료 이야기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랏빛 염료는 지중해에 서식하는 고둥의 분비물에서 얻었다. 약 28g의 염료를 만들기 위해 무려 25만 마리에 달하는 고둥을 채집해야 했다. 생산 과정도 매우 까다로운 탓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이로 인해 수백 년 동안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다.

2012년 호주 정부의 담배 포장에 대한 새로운 지침으로 담뱃갑 겉면에 흡연으로 병든 잇몸과 폐암에 걸린 환자의 폐 사진이 실렸다. 그리고 포장색은 흡연자들이 가장 혐오감을 느낄 만한 칙칙하고 우중충한 암녹색, 팬톤 448C 색상이었다. 사람들은 이 포장의 색을 ‘세상에서 가장 불쾌한 색’이라고 부른다.

파란색은 오래전부터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색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인지 국민의 신뢰와 신용이 필수적 요소인 금융 회사나 법률 회사는 기업 이미지를 설계할 때도 파란색이 주로 이용한다. 이제 파란색은 안전한 베팅의 상징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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